고등학생 자녀 둘을 키우고 있는 남성희(40·여·안동시 운안동)씨는 10여년 전부터 'NIE'(Newspaper In Education·신문활용교육)를 꾸준히 하고 있다. 남씨는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NIE를 시작했다"며 "그냥 신문에 나온 인물이나 글자 등을 스케치북에 오려 붙이면서 공부라기보다 하나의 놀이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한 놀이라고 생각했던 신문 활용이 몸에 배자 여러가지 득을 많이 봤다. 그는 "아이들이 신문을 자주 보면서 주변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될 뿐 아니라 특별히 사전 공부를 하지 않더라도 어휘력이 자연스럽게 길러졌다"고 했다.
주위에서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신문이다. '너무 흔해져 버린' 신문이지만 이를 잘 활용하면 어떤 학습교재보다 더 유익한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NIE를 어떻게 활용하고 주의할 점은 없는지 알아봤다.
◆왜 NIE인가
NIE는 이미 교육현장에서 주요한 교육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7차 교육과정으로 바뀌면서 신문 활용도 적잖게 학교 수업에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NIE는 교육적으로 왜 필요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신문만큼 완벽한 교과서를 보완하는 교재가 없다고 여긴다. 매일 발행되는 신문엔 모든 것이 함축적으로 들어 있다. 어떤 사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담겨 있어 흑백논리보다는 좀 더 유연한 삼각논리를 배울 수 있다. 이를 통해 사고력과 판단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
또 교과서는 5년마다 개정되기 때문에 검증된 내용과 틀에 박힌 내용 등이 실리는 반면 신문은 현장감 있는 내용과 최신 정보가 실려 세상을 보는 시각을 제공한다. 생활 속에 필요한 지식이 녹아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신문의 특징. 교과서에선 얻을 수 없는 여러 정보나 상식 등을 익힐 수 있고 행사 정보 등을 통해 체험학습에도 큰 도움을 준다.
최근엔 신문에 어린이나 청소년을 위한 내용도 많이 담겨 있어 가이드 역할도 한다. 또 자녀가 신문 읽기에 재미를 붙이면 평소 가정에서 대화나 토론이 쉽게 이뤄진다.
◆어떻게 활용하나
NIE는 활용하기에 따라 방법이 무척 많다. 대표적인 방법 몇 가지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신문일기'가 있다. 보통 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반복적인 생활을 하면서 이른바 '꺼리'가 없어 일기쓰기가 힘들다. 이럴 때 신문을 하나의 소재로 사용하면 제격이다. 신문에 나오는 여러가지 기사나 사회문제 가운데 그날 그날 관심이 가거나 사회 이슈가 되는 그림이나 기사를 스크랩해서 일기에 오려붙이고 그것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을 담아 내는 것이다. 초반엔 그냥 그림이나 기사를 스크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다 점차 흥미가 생기면 자신의 사고를 표현하면 된다.
'주제 신문'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 평소 자녀가 좋아하는 소재나 주제를 찾는다. 운동선수도 좋고 TV 속 인물도 좋다. 소재나 주제를 정한 뒤 그와 관련된 모든 기사를 모아 스크랩한다. 스스로 취재기자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가상 인터뷰를 하거나 인터넷에 다른 자료도 찾아보면서 이른바 신문 한 부를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자녀가 한 사안에 대해 다양한 내용을 알게 되고 생각할 수 있어 통합적 사고력을 키워주고 이는 결국 논술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유아나 초교 저학년인 경우는 '콜라주'(신문·벽지·악보 등 인쇄물을 풀로 붙이는 기법)를 이용하면 좋다. 신문에 나오는 광고나 사진 등을 찢거나 붙이면서 놀이를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신문지를 이용한 미술 놀이다. 색종이의 경우 10가지 정도밖에 색상이 없는 반면 신문의 컬러면엔 더 많은 색상을 찾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신문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
신문의 사진이나 기사를 보고 관련 주제를 찾고 주제와 관련된 단어를 반복적으로 세분화시켜 찾는 '마인드맵'도 좋은 방법이다. 시간을 정해 놓고 이런 놀이를 하면 아이들의 어휘력과 사고력, 단어 찾기 능력 등이 월등히 높아진다.
◆이런 점에 주의해야
NIE는 여러 면에서 자녀교육에 유익하지만 몇 가지 주의하거나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자칫 너무 의욕이 앞서다 보면 아이들이 오히려 신문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게 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어린 자녀의 경우 신문을 활용할 때 글자 찾기에만 너무 매달리는 것은 좋지 않다. 수많은 글자 중에 원하는 글자를 찾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가 흥미를 잃고 따분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사설 등을 이용해 글쓰기나 글 평가 위주로 치우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글을 서론과 본론, 결론으로 나눠 분석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아이의 창의성을 떨어뜨리고 또 다른 공부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그림이나 기사 등을 오려붙일 때는 '무엇이 더 좋겠다' '이걸 붙여라'라는 식으로 잔소리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보다는 아이가 원하는 대로 옆에서 지켜보다가 서로 대화를 통해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 부모부터 먼저 신문 읽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책 읽은 부모 아래 책 읽은 자녀가 있듯, 신문도 마찬가지이다. 부모가 조급증을 가지고 신문을 보라고 잔소리를 하기보단 시간을 갖고 아이가 신문에 흥미를 갖게끔 하는 것이 필요하다. 냉장고나 TV 등에 관심있는 기사나 그림 등을 수시로 붙여둬 아이가 지나가는 길에 보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도움말·안경숙 닥터안NIE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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