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다케시마(독도)가 울릉도의 부속도서이므로 울릉도가 한국의 영토임이 명백한 이상 그 부속도서인 다케시마에 대한 일본의 편입은 무효라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역사적으로 울릉도가 한국 영토라고 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심해저가 다케시마와 울릉도 사이에 있는데 다케시마를 울릉도의 부속도서라고 하는 것은 자연과학적 측면에서 볼 때 문제가 있다."(김병렬 저 '독도논쟁'에서 인용)
이것은 독도가 지질학적으로 볼 때 울릉도의 부속도서가 될 수 없다는 일본 일각의 주장이다. 독도와 울릉도 사이에는 수심 2천m에 달하는 심해저가 놓여 있기 때문에 생성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두 섬은 동질성을 갖고 있지 않아 '모(母)섬과 자(子)섬'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자연과학은 팩트(Fact)를 가지고 논해야 하는 학문입니다. 부속도서에 관한 주장은 대륙의 연속성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중생대 초기 이전 '곤드와나 대륙'(Gondwana Continent) 시절 인도와 아프리카가 하나였다고 해서 인도가 아프리카를 내 땅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울릉도와 독도의 관계에 관한 문제는 다만 그곳 주민들의 생활과 의식에 관한 문제입니다. 때문에 인문학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를 가지고 자연과학으로 적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경북대 지리학과 황상일 교수는 "자칫 어설프게 대응하면 이런 오류를 긍정한 꼴이 되고 스스로 오류에 휘말려 과학적 성과가 토대부터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 명제를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경계했다.
울릉도와 독도의 인문학적 관련성을 제쳐 두고, 해저 지질을 통해 본 학술적 관점에서도 독도가 부속도서로 불릴 만한 근거가 없지는 않다.
동해는 대륙지각으로 구성된 서쪽 한반도와 동쪽 해양화산섬으로 구성된 일본열도 사이를 이루는 바다이다. 일본열도를 이루는 해양화산섬들은 태평양의 해양지각이 일본 지각 아래로 들어가는 지각운동의 결과 일어난 화산활동의 생성물이다.
이런 지각운동으로 동해의 해저지형은 일본 분지, 야마토 분지, 울릉 분지의 세개 소분지와 한국대지, 야마토 뱅크, 오키 뱅크의 세개 고지구대로 구성되어 있다. 즉 태평양 지각이 일본 지각 아래로 들어가는 '섭입(攝入)활동'으로 인해 지각이 굴곡지고 화산활동이 일어나면서 심해저가 생기고 평정화산이 생성되어 요철(凹凸)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 이 과정에서 동해 생성기간 중 말기에 형태를 이루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울릉 분지 북동쪽에는 울릉도 및 독도해산 등이 시간차를 두고 형성되었다.
경북대 지질학과 장윤득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울릉도와 독도는 생성 시기가 이렇듯 다르지만, 화산암류는 화학조성에 있어 서로 유사하며 대체로 알칼리 현무암, 조면 현무암, 조면 안산암, 조면암으로 구성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한국해양연구소 '온누리호'가 한국대지 북서부 탐사작업에서 화강암이 대부분인 기반암편(基盤岩片)을 다량 채취해 구성광물과 조직, 화학적 특성 등을 연구한 결과, 중생대에 한반도를 관입(貫入)한 '대보화강암류'와 특징이 유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독도와 울릉도의 화산암류 동위원소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서로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일치하면서 북동아시아 신생대 후기의 다른 알칼리 화산암류와는 전혀 다른 독특한 조성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연구에서는 울릉도가 섬의 형성과 화산활동에 있어 독도보다 200만년 정도 더 지속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에 반해 동해분지의 서남부에서 일본에 연하여 발달한 오키 뱅크에서는 오키 군도의 기반암인 원생대 초기의 편마암류가 다량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암편류의 분석 결과 오키 뱅크는 대륙지각으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독도와 울릉도의 화산 생성 초기 생성물은 관찰하는 데 한계가 있고 아직 안용복·심흥택·이사부 해산 등과 오키 뱅크의 지질학적 연구가 완료된 상태는 아니지만, 울릉도와 독도의 지질상 동질성은 자연과학적 동류성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독도는 울릉도보다 250만년 앞서 생긴, 같은 땅거죽의 화산섬이다.
전충진기자 cjje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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