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시작된 매일신문 '칭찬 릴레이'가 이제 4개월이 조금 넘었습니다. 매주 수·금요일 1주일에 두 명씩 칭찬 릴레이를 하다 이달부터는 매주 수요일에 릴레이를 하고 있지요. 지금까지 칭찬 릴레이에 참여해 주신 분은 모두 서른 두 분입니다. 그동안 칭찬 릴레이에 등장한 분들을 한꺼번에 지면에 소개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칭찬 릴레이가 거둔 성과와 소회, 독자 여러분이 궁금해 하시는 점 등을 알려드립니다.
가수 안치환이 부른 노래 가운데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란 곡이 있지요. 정말 맞는 말입니다. 칭찬 릴레이를 넉달 넘게 진행하면서 이 노래 제목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는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지요.
비록 남이 알아주거나 이 사회가 인정해주지 않더라도 사회의 음지에서 묵묵히 선행을 실천하는 분들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계시기에 이 세상은 따스한 온기가 그나마 남아 있고, "아직 세상은 살 만한 곳이다"는 말이 유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구 효성병원에 근무하는 김연미 간호사. 분만실에 근무하느라 몸과 마음이 피곤하지만 출근하지 않는 휴일이면 아침을 먹지 못하는 집 주위의 아이들을 위해 새벽부터 삼각김밥을 80여개쯤 만들어 아침을 먹이고 있지요. 쌀과 재료비가 만만치 않을 텐데도 3년 넘게 이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답니다. 2년 전 동네 아주머니가 폐암으로 투병하는 것을 보고 아주머니의 초등학교 5학년 딸 아이를 위해 간식도 챙겨줬지요. 그 아주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매주 찾아가거나 전화를 하며 옷을 사주고 집안 청소를 하는 등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김 간호사를 칭찬한 송성철 경산어린이집 대표이사의 표현처럼 흰 옷을 입은 천사란 말에 저도 공감했지요.
제주가든이란 식당을 운영하는 김방희 대표도 정말 대단한 분입니다. 매주 직접 끓인 소고기 국밥 100인분으로 황금복지관에서 무료급식 봉사를 10년 이상 꾸준하게 해오고 있지요. 한국전쟁 때 남편을 잃고 국밥장사를 하는 어머니가 딱한 사람들에게 국밥을 무료로 나눠주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무료급식 봉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하더군요. 이런 김 대표의 정성이 담긴 국밥이 얼마나 따뜻하고 맛이 있을지 먹어보지 않고도 짐작이 갑니다. 국밥을 드시는 어르신들도 김 대표의 정성에 마음이 흐뭇하시겠지요. "별일도 아닌데 신문에 나오는 게 쑥스럽다"는 김 대표의 겸손한 말씀도 오랫동안 귓전에 맴돌았습니다.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쌩쌩 부는 가운데 직원을 가족처럼 아끼는 김진식 진영건설(주) 대표이사의 사연은 훈훈한 온기를 전해줬지요. 금융권 대출이 되지 않는 현장의 일용근로자 한 사람이 전셋집 경매 때문에 돈이 급한 것을 알고 선뜻 2천만원을 무이자로 빌려줬고, 그 사람은 고마워하며 4년에 걸쳐 돈을 갚았다고 합니다. 대출을 해서라도 직원의 월급을 한 번도 미루지 않았다는 김 대표의 인간미 넘치는 경영에 박수를 보낸 분들이 많았습니다.
병원 문턱이 너무 높고, 환자를 배려하지 않는 의사들이 많다지만 임재양 외과 원장처럼 마음 깊이 환자의 아픔을 이해하는 의사도 있지요. 중국에 사는 한 동포 아가씨가 모진 병에 걸리자 치료비 지원은 물론 치료까지 주선하는 등 발 벗고 나섰다고 합니다. 또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해외 의료봉사에도 적극 나서고 있지요. "의사들이 돈은 비록 적게 벌더라도 이 사회에서 존경받는 직업인으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는 임 원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군요.
이분들은 물론 칭찬 릴레이에 등장한 모든 분들이 진정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분들도 계시지만 빠듯한 사정에도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민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마음들이 하나하나 모여 세상에 온기를 퍼뜨리고 있지요.
칭찬 릴레이에 등장한 분들의 직업도 참 다양합니다. 기업 경영자부터 의사, 간호사, 은행원, 복지시설·단체 대표 및 간부, 환경운동 및 시민운동 단체 대표, 경찰관, 병원 경영자, 공무원, 소설가, 교사 등 웬만한 직업이 망라될 정도지요.
칭찬 릴레이에 나온 모든 분들이 신문에 나오는 것은 물론 칭찬을 받는 것조차 쑥스럽다며 한사코 손사래를 쳤습니다. 그러나 칭찬 릴레이를 통해 잘하는 사람의 발목을 거는 지역의 그릇된 분위기를 없애고 나아가 더 잘할 수 있는 계기와 분위기를 만들자는 말에 수긍을 하면서 릴레이를 이어주셨지요. 처음에는 몇 사람 이어지다 끊어질까 걱정도 했지만 어느덧 30명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만큼 이 지역에 칭찬을 받을 만한 분들이 많은 덕분이겠지요.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많기에 앞으로도 칭찬 릴레이는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모든 분들이 칭찬받는 그날까지 말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이대현 논설위원 sky@msnet.co.kr
1)홍석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유치1실장
---주행시험장 건립 사업 헌신적 도움
2)이수광 SL 전무
---사랑·배려 실천하는 '참사람'
3)윤장근 소설가
---허세 부리지 않는 겸손한 봉사자
4)최현복 대구흥사단 사무처장
---햇빛발전소 건립 징검다리 역할
5)허경춘 신태양에너지(주) 대표이사
---현장 맞춤 서비스 평생 잊지 못해
6)김영봉 한국전력 대구전력관리처 전 계통운영부장
---공사처리 깔끔, 주민과 갈등 없어
7)서정규 화성산업(주) 현장소장
---소외된 이웃 돌아보는 삶에 뭉클
8)송성철 사회복지법인 경산어린이집 대표이사
---결식아동 등 돌보는 '백의천사'
9)김연미 효성병원 간호사
---음악·스카우트 활동 인성교육 실천
10)최교윤 경산 동부초교 교사
---어디서든 봉사하는 일만 찾아
11)이상락 대구지방국세청 공무원
---누구에게나 따뜻한 가슴으로…
12)김진식 진영건설(주) 대표이사
---병원장비 활용 10년째 의료봉사
13)서기환 진병원 기획이사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 감동
14)김기정 대구수성경찰서 강력2팀장
---묵묵히 선행하는 '인간꿀벌'
15)안상규 안상규벌꿀 대표
---비행청소년 가족처럼 돌봐줘
16)윤종현 세진E&C 대표이사
---소년소녀가장 친자식처럼 돌봐
17)금용필 SD건설 이사
---무료급식소 어르신·노숙자의 친구
18)박순복 대구수성문화원 부원장
---남몰래 선행하면서도 늘 겸손
19)신무순 국제라이온스협회 대구지구 사무총장
---내색없이 봉사 앞장
20)김상종 LG전자 (주)대명유통 대표이사
---웃음·친절로 고객에 감동
21)김현우 대구은행 월배영업부 지점장
---종업원 소중히 여기는 마음에 감동
22)이동훈 (주)SDN 대표이사
---숱한 봉사 티내는 법 없어
23)이재실 재단법인 우성공원묘원 이사장
---노인 평생교육에 한결같은 열정
24)김상수 (사)맑은 하늘 푸른 땅 이사장
---30년 넘는 공직생활 어려운 이웃 위해 바쳐
25)엄지호 경북도사회복지협의회 사무처장
---해마다 인도 등 의료봉사 환자 아픔 이해하는 의료인
26)임재양 외과 원장
---아낌없는 기부 '아름다운 그녀'
27)박석순 우리은행 구미공단지점 부지점장
---100인분 넘는 무료급식 봉사 10여년
28)김방희 제주가든 대표
---남편과 함께 재소자에 '20년 봉사'
29)최태향 대구교도소 교정위원
---환경노래 1000여곡 창작·보급
30)김황희 한국환경노래보급협회 명예회장
---생업에 봉사·국악활동까지 활발
31)황보영 일일디지털인쇄 대표
---도동 향산마을 시비(詩碑)동산 조성
32)권대자 함께하는 마음재단 이사
Q. 대상자는 어떻게 선정하나?
A. 매일신문에서는 칭찬 릴레이 대상자 선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습니다. 릴레이에 참여한 사람이 다음 칭찬할 사람을 전적으로 선정합니다. 다만 다양한 업종, 연령층으로 릴레이를 잇기 위해 동종 업종에 있는 사람은 가급적 제외해 달라는 부탁만 드립니다.
Q. 칭찬 릴레이 글은 어떻게 작성하나?
A. 신문에 자신의 글을 게재하는 데 대해 처음에는 걱정을 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러나 모든 분들이 마음이 담긴 글을 보내주기에 수정을 거의 하지 않고 싣습니다. 모든 분들이 글솜씨가 빼어나더군요.
Q. 오프라인 모임은 어떻게?
A. 지난해 12월 칭찬 릴레이에 나온 분들을 매일신문이 초청, 대구 반월당 막걸릿집에서 얼굴을 대면하는 행사를 하였지요. 참석한 분들은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인연을 맺어줘 고맙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지요. 앞으로도 이런 모임을 계속 가질 생각입니다. 이대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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