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길은 바람이 불어서 들길이다. 트여서 들길이다. 후련해서 들길이다.
가 본 길은 가 봐서 그립고, 가보지 않은 길은 가 보지 않아서 그립다. 만나 본 사람은 만나봐서 그립고, 만나보지 않은 사람은 만나보지 않아서 그립다. 길은 사람이 있어서 길이고, 사람은 길이 있어서 사람이다. 가 본 길과 만나 본 사람, 가 보지 않은 길과 만나 보지 않은 사람. 길이 그립고 사람이 그립다.
길 옆에 산이 있고, 들이 있고, 강이 있고, 사람이 있다. 길과 들,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져 삶이고, 역사가 된다. 길은 사람에게 묻고, 사람은 길에게 삶을 묻는다.
부산·경남과 남해안의 섬, 지리산, 낙동강 등지의 둑길, 들길, 돌나무길, 숲길, 해안길, 등대길, 포구길을 훑었다. 길을 따라 자연과 역사와 삶을 사색하고, 노래했다. 합천 밤마리 들길, 거창 빼재 고갯길, 부산 이기대 해안길 등 아름다운 산책길을 소개했다. 산청 산천재와 남명 조식, 김해 천문대와 인도 아유타국 허황옥, 통영 남망산과 윤이상, 박경리 등 길과 문화·역사를 접목시켰다.
시인인 저자가 20년 만에 첫 산문을 시처럼 읊었고, 인도 기행 사진전을 낸 작가는 길과 풍경을 렌즈에 담았다. 240쪽, 1만원.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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