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매섭게 '失業(실업) 태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대구경북에서 지난달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은 4만4천50명으로 1996년 실업급여 지급을 시작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 달 사이 1만 명 가까이 늘어났다. 4인 가족 기준으로 따지면 20만 명이 실업의 고통에 직면한 셈이다.
이달엔 지역 실업급여 수급자가 5만 명을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고 한다. 정규직 해고가 본격화하는 올 여름 이후 실업급여 수급자가 폭증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전국적으론 1월 84만 명인 공식 실업자 수가 연말엔 120만 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실업급여는 실직자들의 재취업을 지원하는 게 본래 목적이지만 요즘엔 긴급 생활자금으로 그 성격이 변하고 있다. 재취업에 성공하는 비율이 10명 중 1, 2명도 안 되는 실정이어서 실직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이 실업급여에 의존하는 경우가 태반인 실정이다. 통상 지급 대상자의 절반 수준이던 실업급여 신청률이 80% 중반대로 치솟은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마침 정부가 25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하고 있다. 실업급여 수급기간을 현재 최장 8개월에서 11개월로 연장하고 저소득층 및 신빈곤층에 대한 소비쿠폰 지급에 예산을 집중 투입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사회안전망 확충이란 면에서 바람직하다. '쿠폰깡' 등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소비쿠폰은 잘 운용하면 취약계층 지원은 물론 내수 부양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대니 라이프치거 세계은행 부총재의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실업급여 지급기간을 늘리고 저소득층에 대한 (쿠폰을 포함한) 현금지급을 통해 소비를 촉진해야 한다"는 조언에 정부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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