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영남이공대학 제9대 총장으로 취임한 이호성(50·사진) 총장은 교수 시절 '돈키호테' '럭비공'(어디로 튈지 몰라서)이라는 별명으로 통했다. 그만큼 톡톡 튀는 개성의 소유자다.
학교가 전한 이 총장의 일화. 1989년 연일 이어지는 데모로 인해 이 학교 학생들 대부분이 기말시험을 거부했다. 결국 학교 측은 기말시험을 치르지 않기로 결정했다. 교수들은 기말시험을 리포트로 대신하거나 중간시험 성적만으로 학점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당시 이 교수만은 반대했다. 시험을 치지 않으면 학점을 줄 수 없다고 고집을 부린 것. 제자들의 학부모에게 일일이 편지를 썼다. "기말시험을 치지 않고 학점을 줄 수 없었지요. 시험 직전에 학부모에게 편지를 썼더니 우리 과 학생들만 시험장에 다 나왔어요."
그래서 이 총장은 지난해 신임총장 선거에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누가 튀는 사람을 총장으로 뽑아주겠느냐'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2차 투표 만에 과반수 득표로 신임총장에 '쉽게' 당선됐다.
"아마도 현재 전 세계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금융위기 뒤에 학교위기가 올 것이라는 위기 의식이 작용했다고 봅니다. 앞으로 4년 동안 학교 구성원들의 바람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어다녀야지요."
이 총장은 취임도 하기 전에 파격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20개 팀을 13개로 대폭 줄였다. 또 26개 학과 및 계열을 10개가량으로 줄일 생각이다. 그동안 행정 중심으로 방만하게 운영돼온 기존의 조직으로는 발전이 없다는 생각에서다. "행정조직 및 학과·계열을 기능별로 모두 통합했어요. 학교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슬림화된 효율적인 구조가 최선이지요."
그는 "학생들을 행복하게 하는 대학만이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학생들이 행복해야 그들을 뒷바라지하는 부모가 행복해지고, 결국 나라 전체가 좋아지지요." 학생을 행복하게 하는 방법은 뭘까? 이 총장은 "단연 학생이 원하는 곳에 취업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이 총장은 취업마케팅팀과 국제교류교육원을 신설했다. 산업체에서 원하는 능력과 스팩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교수나 교직원들이 열심히 국내외 산업현장을 누벼야 한다고 했다. "총장부터 나서서 뛰어다닐 생각입니다. 또 좋은 교육은 교수들의 연구력에서 나오는 만큼 연구비를 대폭 확충할 계획이에요. 그만큼 평가도 엄격하게 해야지요."
이 총장은 '동아시아 거점 직업명문대학'으로 학교를 도약시키는 것이 임기 동안의 목표라고 했다. 그는 "학과와 전공은 물론 교육체계에 대한 전반을 개혁해 앞으로 닥칠 위기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산업체의 눈높이에 맞는 실무형 인재 양성과 우수한 교육제도 도입으로 반드시 동아시아 직업교육 거점대학으로 비상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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