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을 베풀고 떠난 고(故) 김수환 추기경. 그의 각막 기증 소식이 들리자 많은 이들이 장기기증에 동참하고 있다. 김 추기경은 생전의 약속대로 안구를 기증, 두 사람에게 세상의 빛을 안겨줬다. 그리고 그가 떠난 자리는 사랑 나눔 운동으로 채워지고 있다. KBS1 TV는 26일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생로병사의 비밀 '생명의 빛- 故 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선물 생명의 빛을 나누다' 편에서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나는 각막과 장기 기증 신청자들과 각막 기증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현재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된 각막이식 대기자 수는 3천645명이다. 실제로는 통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각막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들에게 누군가의 각막은 빛을 다시 볼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각막기증은 단순한 '빛'을 되돌려주는 것에 멈추지 않는다. 작업현장에서 다이너마이트 폭파사고로 양쪽 시력을 잃은 유순상씨는 지난 2007년 각막을 기증받은 후 새로운 삶을 되찾았다. TV로 접한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소식이 더 고맙고 가슴 아프다. 제작진은 건강과 활기를 되찾은 유씨를 다시 찾아갔다. 어릴 때 한 쪽 눈을 실명한 후 다른 눈도 급속히 상황이 악화된 조경숙씨는 뇌종양으로 몸이 불편한 언니와 서로의 눈, 팔, 다리가 되어주며 함께 살고 있다. 칠순이 넘은 어머니는 각막을 이식받으면 볼 수 있다는 것을 생각조차 못했다며 지난 세월의 무지를 원망했다.
지난해 7월 19일 생후 8개월 찬희가 뇌사 판정을 받았다. 찬희의 부모님은 어렵게 장기기증을 선택했다. 찬희는 세 명의 또래 아이들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사랑하는 가족의 곁을 떠났다. 찬희를 떠나보낸 지 7개월, 가족의 마음속에 남은 찬희를 되새겨본다. 2004년 뇌사 기증자의 간을 이식받아 새 삶을 되찾은 김상돈씨. 5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을 정도로 위독했지만 성공적인 간 이식 수술 후에 히말라야를 등반했을 정도로 건강한 삶을 되찾았다. 누군가는 죽음의 문턱에서 소중한 선물을 남기고 떠났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밝은 새 삶의 빛을 찾았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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