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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새내기 김상수·박민규 "올 시즌 주전은 내 몫"

▲ (사진 왼쪽부터)올시즌 활약이 기대되는 삼성 라이온즈의 새내기 김상수, 박민규.
▲ (사진 왼쪽부터)올시즌 활약이 기대되는 삼성 라이온즈의 새내기 김상수, 박민규.

경북고 출신 김상수는 빨랐고 경남고 출신 박민규는 영리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미래를 짊어질 두 새내기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 캠프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열 여덟살 막내들의 활약에 코칭 스태프의 얼굴에도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김상수는 25일 오키나와 온나손의 아카마구장에서 벌어진 연습 경기에서 3타수 2안타 1볼넷 1도루로 맹활약, SK 와이번스를 9대2로 격파하는 데 앞장섰다. 박진만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차출된 사이 연습 경기에 꾸준히 주전 유격수로 나서고 있는 김상수는 한동안 공격 때 침묵을 지키다 이날 폭발했다.

2대1로 앞선 7회 좌전 안타를 친 뒤 좌익수가 공을 더듬는 틈을 노려 눈 깜짝할 사이에 2루까지 내달렸고 잠시 후엔 3루를 훔치는 데 성공하며 SK 수비진을 흔들었다. 이어 신명철의 짧은 희생 플라이 때 홈까지 밟는 빠른 발이 돋보였다. 8회에도 김상수는 유격수 옆으로 빠지는 안타를 친 뒤 결국 팀의 8번째 득점을 올렸다.

김용국 코치의 평가도 후하다. "막 고교를 졸업한 선수답지 않아요. 자질은 타고난 선숩니다. 공·수·주 모두 고른 기량을 갖춘 선수는 드물죠." 신인인 탓에 경험이 적고 수비 자세가 다소 딱딱한 편이지만 이는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 선동열 감독 역시 올 시즌 김상수를 1군에 데리고 다니며 키울 생각이다.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저한텐 말씀하신 적이 없는데…. 잘 맞추지 못해 고민했는데 감독님이 '네 플레이를 해라', 못 치는 건 신경쓰지 마라'고 하시긴 했지만요." 놀라면서도 기분이 좋은지 검게 그을린 김상수의 얼굴이 붉게 상기됐다. 박진만을 가까이서 보며 배우겠다는 것이 김상수의 1차 목표다.

좌완 투수 박민규의 연습 경기 성적은 2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 드러난 성적을 떠나 위기를 잘 넘기고 완급을 조절하는 등 제법 노련한 투구를 선보였다. 하지만 역시 어린 티는 속일 수 없는 법. 수줍게 자신의 성적을 말하다가 1실점은 무자책점이라고 유독 강조하는 모습을 보면 아직 때묻지 않은 순진함이 엿보인다.

"고교 때보다 훈련 양이 훨씬 많아 힘들죠. 기술적으로 부족함도 많이 느껴요." 조용한 어조로 이야기 하지만 개막전 엔트리에 들고 싶다는 꿈은 숨기지 않는다. 숙소에서 같은 방을 쓰는 삼성 마운드의 핵 배영수(27)로부터 경험담을 듣는 것은 큰 힘이 된다. 다만 스스로도 아직 시속 130㎞대 후반 정도인 구속이 신경 쓰인단다.

허삼영 전력분석원은 "박민규는 낙차 큰 커브와 빠른 커브 모두 잘 던진다. 어리지만 타자와 승부하는 요령을 알고 있어 1군 불펜 요원으로 뛸 가능성이 보인다"며 "지금은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여서 구속이 제 자리지만 시즌이 시작되면 더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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