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돋보기] 곰배령 사람들의 아름다운 삶

MBC스페셜 3월 1일 오후 10시 35분

곰배령은 곰이 배를 하늘로 향하고 누워 있는 모습을 하고 있어 붙여진 지명이다. '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대한민국의 최고 오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아름다운 산' 등으로 알려진 곳이다. 국내 최대의 야생화와 산나물 군락지인 곰배령을 찾았다. MBC스페셜은 오는 1일 오후 10시 35분 '곰배령의 사람들' 편을 방영한다.

곰배령엔 버젓한 직장과 사랑하는 가족 대신 자연을 선택한 사람들로 북적댄다. 대다수의 주민들은 대학까지 졸업한 고학력자들이다. 곰배령에서 가장 가까운 강선리에는 김수영·정영희 부부가 살고 있다. 유학을 준비하던 부부는 우연히 들른 산골마을에 반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봄이면 산에서 나물을 뜯어 장아찌를 만들고 이를 오가는 등산객에게 팔며 알뜰한 산골 살림을 꾸리고 있다.

도시의 치열함이 싫어 자연으로 온 지어룡씨도 이 마을 주민이다. 곰배령에 들어와 손수 집을 짓고 밭작물을 가꾸며 살고 있다. 가족과 함께 살았지만 남들과 같은 교육 기회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처자식을 서울로 떠나보냈다. 산골 기러기 아빠 어룡씨를 통해 그가 이곳을 고집하는 이유를 들어본다.

인근 설피마을엔 명문여대 출신의 세쌍둥이 엄마, 이하영씨가 살고 있다. 17년 전 명문여대를 졸업하고 결혼과 함께 이곳에 정착했다. 그러나 산골생활이 힘겨웠던 남편은 10년 전 도시로 떠났고 쌍둥이 셋과 하영씨만 이 집에 남아 살고 있다. 여자 혼자 몸으로 아이 셋을 키우며 산골생활을 해내는 하영씨. 한때 '잘나가는 여자'에서 지금은 '촌스러운 산골 아줌마'로 변한 그녀의 가슴 뭉클한 사연을 들어본다.

시한부 암환자였던 아내와 함께 곰배령으로 들어온 사재봉씨는 이곳에서 새 생명을 얻었다. 30여년 전 시한부 판정을 받은 아내의 마지막을 위해 이곳에 들어왔다. 눈만 뜨면 산으로 가 몸에 좋은 약초, 버섯, 심지어 산삼까지 캐러 다니며 아내를 돌봤다. 결국 아내는 병마와 싸워 새 생명을 얻었다. 아내는 곧 아이들이 있는 서울로 떠나고 산을 버릴 수 없었던 재봉씨는 지금껏 혼자 남아 매일 산을 오르고 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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