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희망과 함께 춤을

일반인들에게 '왈츠'하면 우선 물 흐르듯 부드러운 멜로디를 가진 비엔나 왈츠, 요한슈트라우스 등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매년 1월 1일이 되면 비엔나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신년 음악회도 우리에게 왈츠를 보다 친근하게 해 주었다.

우리에게 굉장히 친숙하고 유명한 왈츠가 인기를 누리기까지 몇 가지 중요한 계기가 있었다. 나폴레옹 전쟁으로 황폐해진 유럽의 재건을 위해 유럽 열강들이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 모인 '빈 회의'에서는 매일같이 호화로운 연회와 무도회가 열렸고, 이때 왈츠는 모든 사람의 관심과 인기를 독차지했다. 이후 오스트리아의 재상 메테르니히는 옛 합스부르크 왕가의 영광을 재현코자 왕정 복고라는 보수 정치를 감행하면서, 이로 인한 국민의 정치적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정치적 차원에서 왈츠를 장려했다.

그렇다고 왈츠의 유행이 비엔나에서의 경우처럼 부정적 이유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 또 한편 19세기 유럽은 프랑스 혁명과 상공업의 발달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중산층 시민 계급이 사회의 전면에 부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사람들은 노동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여흥을 중요한 수단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음악은 이들의 문화적 향수권 중 가장 접근하기 쉬운 수단이었고, 이와 더불어 춤은 여흥을 위한 대표적인 방편의 하나였던 것이다.

지금 우리 모두는 유례 없는 경기 침체로 무척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공연 시장에 있어서도 예외없이 경기 침체의 여파가 밀려오고 있다. 작년과 대비해 공연의 횟수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몇몇 공연을 제외하고는 청중이 차질 않아 여간 고생하는 게 아니다.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예술인들이 설 무대 또한 줄어드는 게 현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예술가와 시민들이 더욱 같은 마음을 품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반인들에게는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공연 보는 것이 어쩌면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경제란 결국 심리'라는 말이 있다. 어렵다고 말할수록 어려움의 정도는 심해지게 마련이다. 이럴 때 음악회를 비롯한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고 기쁘게 하는 문화의 힘이 새삼 중요하게 느껴진다.

한편으로 우리 예술인들 또한 어렵지만 경제 위기로 인해 고통받는 많은 시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기쁘게 하는 것을 책임으로 생각하고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왈츠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렸던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며 발걸음이 무거운 우리 시민들이 '희망'이라는 음악에 맞춰 즐겁게 춤추기를 기대해본다.

서상화 북구문화예술회관 기획공연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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