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늘에서 내려다 본 대구 '그때'와 지금은…

지금 인터넷은 '지도 전쟁' 중이다. 한국야후의 '거기' 서비스에 항공지도가 삽입된 이후 '구글'(Google)은 2008년 말 '구글어스'를 사용한 구글맵 한국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1월 6일 네이버가 이를 이었고, 다음 또한 1월 19일 지도서비스를 오픈했다. 항공지도 혹은 위성지도로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네티즌들의 위치 찾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대구시에서도 지난 2005년부터 항공사진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는 제작이 완료된 2008년 항공사진을 제공하고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대구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1973년부터 축적된 8만여장 제공

대구시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항공사진은 모두 8만671장에 달한다. 1973년부터 자료가 축적된 것이다. 토지정보과에 따르면, 시는 국내에 항공사진 촬영 기술이 1966년 도입된 이래 다른 시·도에 비해 비교적 빠르게 시작한 편이라고. 일반에게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부터. 2001년 1월 30일 국가지리정보보안규정 개정으로 그동안 비공개 문서로 분류되었던 항공사진 대부분이 공개대상 문서로 분류됨에 따라 이를 전산자료화하여 출력 제공하면서였다. 첫해 이용실적은 546건이었으며 2006년 530건, 2007년 490건, 2008년 631건 등 모두 2천197건의 이용실적(표 참조)을 올렸다.

대구시 항공사진 주요 고객은 공공기관으로 약 50%(1천40건)를 차지한다. 일반인의 이용은 전체 777건으로 35% 정도이다. 토지정보과에서 밝힌 대로 토지 이용상태와 건축물 현황 등의 지리정보를 신속·정확하게 파악하여 대규모 사업계획이나 도시계획 등의 업무에 쓰려는 목적이 대부분이다. 나머지 380건(약 17%)은 각종 학술단체가 연구용역 등에 활용하기 위해 이용됐다. 조근환 토지정보과장은 "감사원이나 세무서 등에서 자료로 많이 의뢰하고 있다"고 했다. 항공사진은 세금산정 과정에서 경작 햇수를 파악하는 데에 유용하게 쓰인다. 김형일 시설사무관은 "사진은 명확하기 때문에 구속력이 있어 증거로도 많이 채택되고 있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일반인 수요 중에는 예전에 거주하던 마을이 공단이나 집단주거지역이 된 후 옛 모습을 그리워하며 옛날 항공사진을 구매하기도 한다. 수몰지역도 마찬가지. 종친회에서도 항공사진을 주문하는 경우가 있단다. 초등학교 3학년 수업 자료로 쓰는 경우도 있다.

◆대구시 변천과정 한눈에 파악 가능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는 항공·위성사진과 시에서 판매 중인 항공사진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김형일 시설사무관은 '축적된 정보량'을 꼽았다. 1973년부터 자료가 쌓여 있는 만큼 시의 변천과정을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인터넷에서 제공하는 항공·위성사진은 최신 자료만 열람할 수 있다. 실제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성서 지역의 항공사진을 보자. 곳곳에 고층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선 지금의 성서 지역은 회색이 가득하다.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만 해도 이 일대의 모습은 크게 달랐다. 시간이 흐를수록 전역이 주거·상용화하면서 숨 쉴 공간이 점점 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오히려 도심에서는 녹지공간이 늘어났다. 빌딩숲 사이에 조성된 국채보상공원이나 2·28기념공원이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두 공원은 한여름 도심의 열기를 식히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시에서 제공하는 항공사진은 선명도도 꽤 높다. 기본적으로 축척 1대 2만 크기로 제공되는데, 위성사진에 비해서도 꽤 선명한 편이다. 대구시 항공사진 신청은 시청 토지정보과에 직접 방문해 시 수입증지(1장당 2만원)를 첨부한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사진은 축척 1대 2만의 컬러로 A4지 크기의 고광택 인화지에 위치 정보 등을 담아 제공한다. 축척은 최대 1대 5천까지, 인화지 크기는 최대 A0지까지 처리 가능하다. 이용객들로부터 "비싼 것 아니냐?"는 말을 듣는다는데 실제로는 "거의 재료비 수준"이라고 한다. 참고로 대구시 전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300장(축척 1대 2만 기준) 넘는 사진이 필요하다. 053)803-4683.

◆하늘이 부끄러운 동성로 지붕

구글어스나 다음 스카이뷰로 대구시를 살펴보면 사방을 둘러싼 산을 빼면 녹지공간을 찾아보기 힘들다. 시 전역에는 건물과 아파트, 공장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토지정보과 직원이 "토지가 없다. 빈틈이 없다"고 말할 정도. 시내 중심가인 동성로 건물의 옥상은 어지러운 간판만큼이나 낯부끄러운 장면을 연출한다. 우선, 지붕의 색깔부터 제각각이다. 기와집은 검은색, 천막 얹은 곳은 회색, 나름대로 신경을 쓴 곳은 파란색에 녹색까지, 초교생의 미술작품 이미지를 던져준다. 쓰레기도 많다. 쓰다가 버린 가구며 냉장고, 지붕 천막이 날아갈까 매달아 놓은 타이어를 비롯한 각종 폐기물이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다. 이는 고층빌딩 어디에 올라서도 쉽게 목격할 수 있는 풍경이다.

이 점은 대구시나 중구 관계자들도 잘 인지하고 있는 사항이다. 중구청에서는 옥상 정비를 위해 일단 녹화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5월 이후 건축심의위에서 5층 이상 신축건물을 대상으로 옥상녹화를 필수요건으로 권장하고 있다. 기존 건물주를 대상으로도 사업비를 보조한다며 설득 중이다. 그러나 쉽지는 않다. 박종탁 홍보담당은 "예산이나 건물주의 결심이 문제"라면서 "과거 서울시에서도 이를 추진하다 실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추진상 어려움을 털어놨다.

대구시 도시디자인총괄본부에서는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이를 정비한다는 방침을 정해놓은 상태. 대구시 공원녹지과에서 추진하고 있는 옥상녹화 사업과는 별개로 진행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미정이다. 송영재 주임은 "지저분한 건물 옥상을 어느 범위에서, 어떤 식으로 할지에 대해 올해 안으로 확정해 내년에는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사진·김태형기자 thkim@msnet.co.kr

▨항공사진 제작 과정

대구시 항공사진 촬영은 조달청을 통해 용역발주로 진행한다. 항공사진은 보안이 까다로워 측량법상 항공촬영업 허가를 받은 업체만이 촬영할 수 있다. 촬영용 항공기는 물론 카메라 자체가 고가인 관계로 지역에는 없다고 한다. 계약은 주로 8, 9월에 하는데 지난해 촬영은 주식회사 아세아항측이 맡았다. 실제 촬영은 늦가을인 10월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주로 진행된다. 날씨가 맑은 날이 많고 촬영에 방해가 되는 음영도 적어 항공사진 촬영의 최적기이기 때문이다. 전체 경비는 올해 배정된 예산 기준으로 2억8천여만원이다.

촬영은 동체 밑바닥에 촬영장비를 설치한 경비행기를 이용한다. 2천~6천m 상공에서 정해진 구역을 동서로 비행하며 촬영해 이를 처리한다. 1대 1만~1대 4만 정도의 축척으로 촬영되는 경우가 많다. 촬영 구획 사이에서는 30% 정도, 동일 구역 내의 서로 잇닿는 사진 사이에서는 60% 정도 중복을 두고 촬영한다.

요즘은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지만 시에서는 필름 카메라로 의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팬크로매틱 필름을, 사진 내용을 판독하는 조사용에는 적외선이나 컬러필름을 사용한다. 사진 난외에는 촬영고도와 시각, 촬영시 카메라의 기울기를 나타내는 수준기, 사진번호 등이 자동적으로 기록된다. 촬영한 뒤에는 필름을 현상하고 이를 인화지에 출력해 대구시에 전달한다. 사진 크기는 23㎝×23㎝(광각 카메라)나 18㎝×18㎝(보통각 카메라)가 보통이다. 대구시 자료는 23㎝×23㎝ 크기이다. 이때 데이터베이스 작업도 진행된다. 박성천 담당은 "다른 시도에서는 판독도 용역 의뢰하지만 대구시는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판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사진 제작에 가장 걸림돌은 무엇보다 보안 문제이다. 청와대나 군부대같이 주요 보안시설의 경우 촬영 시기나 시간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촬영된 필름은 보안기관의 감독을 거쳐 주요 보안시설은 다른 지형지물로 대체된다. 토지정보과에 걸린 대구시 전도에도 K2 공군기지 자리는 산으로 채워 넣었다. 보안시설이 많은 서울의 경우 이러한 규정이 더욱 까다롭게 적용된다. 한 관계자는 "서울에선 대통령 해외순방시 항공촬영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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