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아이들 다 키우고 시작한 대학생활

아이 둘을 키우면서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답답하여 남편에게 대학 공부를 하고 싶다고 얘기했더니 아이들이 어린데 무슨 공부냐면서 아이들이나 잘 키우라는 남편의 말에 더 이상 대학 이야기는 꺼낼 수가 없었다. 그렇게 몇 년이란 시간이 지나가고 아이들은 둘 다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고 작은아이가 3학년이 되던 날 남편은 하고 싶어하던 공부를 지금부터 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말문을 열었다. 정말 기뻤다.

원서를 쓰고 합격 통지서를 받아들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결심도 하면서 대학 1학년 새내기 생활을 늦게 시작했다. 공부는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았고 시험 때가 다가오면 내가 왜 이걸 시작했나? 하는 후회 반 긴장 반으로 시험을 맞이하였고 결과에 상관없이 시험이 끝나면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면서 보낸 지 3년, 올해 4학년이라는 최고 학년을 맞이했다.

아직도 시험이며 논문 등 준비해야 할 일이 많지만 여기까지 와서 뒤돌아보면 '후후!' 그래도 뿌듯함이 앞선다.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젊음이며 즐거움인 것이다. 여기서 많은 사람을 알게 되었고 나보다 나이 많은 분들과 나보다 어린 친구들과 어울리며 여러 세대 간의 생각들도 들어볼 수 있어 인생의 또 다른 장을 맞는 느낌도 들었다. 3월이 되면 새로운 과목을 만나고 한번 더 설레게 될 것이다. 마지막 학년인 만큼 더 보람 있고 재미있는 일들이 가득 찬 그런 대학 생활을 보내고 싶다.

이유정(대구 달서구 이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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