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산 교복을 입어보며 희망에 부푼 너의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이 참으로 뿌듯하구나.
엄마는 중학교 시절 언니가 입던 교복을 물려받아 입었기 때문에 새 교복을 입어 볼 수가 없어서 새 교복 입는 친구들이 너무나 부러웠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언니와 학교가 달라지는 행운이 찾아와서 새 교복을 처음으로 입어 보면서 얼마나 설레고 흥분되었는지 가족들 몰래 몇 번이나 입었다 벗었다 하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에 자랑스러워했었다. 지금 너의 모습을 보니 꼭 엄마의 옛날 모습을 보는 것 같구나.
엄마는 시골서 중학교 졸업하고 대구로 고등학교를 와 여러 가지 계획도 세우고 희망에 부풀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신학기를 힘차게 시작했건만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에 내 마음도, 정신도 다 풀어져 버렸단다. 그때 처음 마음먹은 대로 실천했다면 지금보다 더 훌륭한 멋진 엄마가 되어있지 않았을까?
항상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서 고맙고, 이 험한 세상에 바르게 자라주어서 고맙고, 또 엄마보다 할머니 먼저 생각하고 챙겨 주어서 고맙고, 엄마 직장 일로 힘들어 할 때 엄마 얘기 잘 들어 주어서 고마워.
엄마가 직장 생활 땜에 피곤해서 자주 늦잠을 자 너 중학교 다닐 때 아침밥도 많이 굶겼는데 고등학교 때는 일찍 일어나서 아침 먹여 보내도록 노력해 볼게. 그래도 엄마가 세상 살아가면서 제일 잘한 일이 아빠 만나서 우리 아들 낳은 일이라고 생각해.
일찌감치 장래 희망을 파일럿으로 정한 너. 가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 있겠지만 3월 신학기 때 결심한 대로 엄마처럼 한 달이 아니라 3년을 지켜 나간다면 너의 꿈은 훨씬 네 가까이에 와 있을 거야. 최선을 다하는 생활로 네 꿈을 이루어 대한민국 영공을 지키는 멋진 파일럿이 되길 엄마가 마음으로 빌게.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사랑하는 아들에게 엄마가.
윤대영(대구 북구 국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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