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들이 1일 저녁 국회 로텐더홀에서 미디어법 등 쟁점 법안 처리를 주장하면서 철야 농성을 벌였다. 여당 의원들의 선제 철야 농성은 18대 국회 들어 처음일 뿐 아니라 유례가 드문 일이다.
꼬박 밤을 새우고 쟁점 법안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촉구하고 있는 지역 출신 한나라당 의원들은 2일 "절박한 심정에서 결단한 것"이라며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이번에 밀리면 18대 회기 내내 야권에 국정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배어 있었다.
초선인 성윤환(상주) 의원은 "이불 펴고 바깥에서 평생 처음 해 보는 시위"라며 "야당이 국회법에 따라 전혀 움직이지 않으니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절차의 적법성이 우선이고 목적의 적법성은 나중"이라며 야당의 본회의 저지 활동을 비난했다.
이철우(김천) 의원은 "여권 결속력을 다지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는 "지도부와 당직자 일부가 농성을 풀 것을 제안했으나 오히려 의원들이 계속하자고 했다"며 "이번 농성은 현안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당 지도부 및 국회의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의원들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농성엔 중진의원들도 가세했다. 본회의장 앞에 깔린 돗자리 위에서 밤샘 농성을 벌인 김성조(구미 갑) 의원은 "이번 농성은 단순한 시위가 아니다. 계속 야권의 압박에 굴복할지 아니면 향후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가져올지의 시발점이 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2일 새벽 로텐더홀 옆에 있는 구내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하던 서상기(대구 북구을), 장윤석(영주) 의원도 지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서 의원은 "농성은 야권의 막무가내식 발목잡기를 바로잡고 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했고, 장 의원은 "지난 2005년 사립학교법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치에선 이틀 밤도 새운 적 있다"고 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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