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의 인물] 열차 침대칸 고안 조지 풀먼

대구에서 KTX 침대칸을 타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여행할 수 있는 날은 언제일까. 볼쇼이 발레도 보고 에르미타슈 미술관에도 가봤으면 좋겠다.

침대칸을 처음 고안한 미국 사업가 조지 풀먼(George Pullman)은 평생 비난과 찬사가 교차하는 삶을 살았다. 1831년 오늘 뉴욕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사업에 수완을 보였다. 아이디어가 샘솟듯 했다. 청년기에는 진흙 속에 묻혀있던 시카고 중심가 건물들을 통째로 들어올린 후 하수구를 놓았고, 1864년 기선의 침실을 본떠 침대열차를 제작했다. 침대칸의 첫 손님은 암살당한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시신이었다.

떼돈을 번 뒤 1880년 시카고 근교 4천 에이커(16㎢)에 기차제작 회사를 세우고 직원을 위해 마을, 학교, 극장, 호텔까지 만들었다. 자신의 '왕국'에서 봉건영주처럼 행세했다. 초기엔 복지시설의 모범으로 칭송받았지만 독재적인 운영, 임금 삭감 등으로 노동자들에게 큰 반발을 샀다. 1897년 사망해 강철'콘크리트로 만든 묘지에 묻혔다. 노동운동가들이 시신을 파낼 것을 우려할 정도였으니 불행한 최후였다.

박병선 사회1부장 l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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