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기는 독도] 자연환경-지질·지형②

▲ 동도 한반도바위 가는 길에 설치된 지질균열 측정기를 독도경비대원들이 살펴보고 있다.
▲ 동도 한반도바위 가는 길에 설치된 지질균열 측정기를 독도경비대원들이 살펴보고 있다.
▲ 성화 점화대 옆 길에 3t 가량의 바위덩이가 떨어지면서 안전펜스를 뚫고 나가 독도경비대원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 성화 점화대 옆 길에 3t 가량의 바위덩이가 떨어지면서 안전펜스를 뚫고 나가 독도경비대원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독도 물밑 150~200m에 있는 평정해산은 심해저 약 2천m에서 솟아오른 용암이 굳어 형성된 화산섬이다. 신생대 3기인 플라이오세 전기 약 460만년 전부터 생성이 시작됐다. 독도를 구성하고 있는 9개의 암석단위와 층서(層序)를 볼 때 독도는 성격이 다른 여러 번의 화산활동이 있었음이 확인된다. 최소 3번 이상의 분출 윤회 결과 270만년 전에 해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렇게 생성된 독도는 바닷물과 빗물에 화산쇄설암과 용암류가 식으면서 섬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220만 년 전에는 두 개의 섬으로 나눠지고 210만년 전에야 비로소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독도의 화산활동은 비교적 수심이 얕고 평탄한 평정해산 위에서 발생해, 마그마와 바닷물이 접촉했을 가능성이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화산활동이 수면 가까이에서 일어날 경우 마그마는 물과 반응하여 폭발적인 양상을 보인다.

이럴 때는 조용하게 분출하는 용암보다는 폭발할 때 뿜어져 나오는 화산재가 굳어진 응회암(凝灰巖)이나 각(角)이 진 화산분출암편으로 이루어진 화산각력암이 많이 형성된다. 이런 덩어리 형태의 응회암이나 화산각력암은 동도·서도를 형성하는 바탕이 된다.(경북대출판부 '독도의 자연'에서).

응회암과 화산각력암은 화산재와 암편(岩片)이 쌓여 굳어진 돌이기 때문에 약하고 물러 쉽게 풍화되는 성질을 갖는다. 독도는 섬 정상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역이 화산재와 암편이 쌓여 형성된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어 지반이 불안정하다. 따라서 독도는 토양층이 없고 침식에 약하다.

독도가 외관상 볼 때도 뼈대만 남은 '골상(骨相)'으로 등성이는 날카롭고 가파르며 골짜기는 깊이 패여 각진 형상으로 강한 인상을 주는 것도, 섬의 살가죽이 되는 흙이 없고 수백만년 바람과 빗물에 씻겨 탈골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독도 화산활동에 수반된 크고 작은 단층활동들은 아직까지 섬의 지반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단층활동들은 파도에 의한 침식(浸蝕) 취약대가 되어 해식동굴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대규모 지반균열이 진행되기도 한다.

동도 접안장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계단 옆과 등대에서 한반도바위 있는 곳으로 가는 길에는 케이블이 연결된 하얀 상자가 바위에 부착되어 있다. 옆에는 맞물린 쇠자 두 개가 틈이 갈라진 바위 양쪽에 붙박혀 있는데 이것은 지반균열 진행 속도를 측정하는 장치들이다.

"섬 전체에 크고 작은 균열이 진행되고, 일부 바위나 돌이 떨어져 나와 굴러 떨어지기도 합니다. 특히 이런 풍화작용은 강한 바람을 동반한 비가 올 때나 해빙기에 심합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독도 전체가 잘못되는 것은 아닌가 우려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규모 균열은 진행속도가 미세해서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한국지질연구원 이윤수 연구원은 이렇게 진단하면서 자연현상에 의한 섬의 변형을 우려하기보다 지금은 시설물 공사 등 인공적인 훼손을 더 우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경고했다. 독도는 생성부터 현재까지 진행되어온 화산섬의 특징적 지형, 즉 화산지형과 해안지형·풍화지형을 동시에 확인할 수가 있다.

탕건봉 주변에 있는 용암이 냉각될 때 생긴 주상절리, 동도 숫돌바위의 수평주상절리, 얼굴바위와 암괴가 화산재에 떨어져 생긴 '탄낭(彈囊·Bomb Sack)구조' 등은 화산지형의 특질이다.

서도의 어업인숙소 입구 해식(海蝕)동굴, 해안과 분리된 바위섬인 촛대바위, 물골 앞 수박만한 몽깃돌 해안, 삼형제굴 앞의 모래퇴적지형 등은 전형적인 해안지형의 부산물들이다.

동도 접안장과 등대를 올라가는 계단 주위에는 응회암 종류의 암석들이 염분으로 인해 구멍이 숭숭 뚫린 형태로 많이 발견되는데 이것은 풍화지형의 증거들이다.

이와 같은 독도 지질과 지형은 신생대 3기부터의 극동아시아 지질과 지형 연구의 중요자료가 되며 섬 전체가 열려있는 자연사박물관인 셈이다. 때문에 독도를 파고들면 들수록 더욱 소중한 우리 땅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전충진기자 cjje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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