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년 동안 대구에서 달서구만큼 비약적으로 발전한 곳도 드물다. 1988년 서구 일부와 남구 일부를 합쳐 신설될 당시 달서구 인구는 28만여명. 21년이 흐른 현재 달서구는 인구가 60만명에 육박하는 거대 자치구로 발돋움했다. 달서구의 양대 축으로 일컬어지는 곳이 월배와 성서. 그 가운데 지하철 2호선을 중심으로 한 성서(城西)지역 발전은 눈부실 정도다. 허허벌판이던 논과 밭에 공공기관과 상가, 호텔, 아파트 등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 신도시가 됐다.
성서지역 발전을 선도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단체가 바로 '성서지역발전연구회'다. 이 단체가 출범한 것은 1997년 7월. 성서라는 고유한 뿌리를 유지·발전시키고 좋은 일들을 지역민에게 계도하는 것과 더불어 적은 힘이나마 지역에 이바지하기 위해 모임이 만들어졌다는 것.
현재 성서지역발전연구회 회원은 100여명. 이 지역 원로로 대구시의회 초대 부의장을 역임한 조경제 상임고문 등 지역 원로와 유지, 전·현직 시의원과 구의원, 기업체 및 관변단체 대표, 생활체육단체 대표, 여성단체 관계자, 주민 등 각계각층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 상임고문은 연구회 활동은 물론 의료계, 언론계 등 다방면에 걸쳐 성서지역 큰 어른으로 존경받고 있다.
9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연구회는 태동됐다. 연구회 창립에 앞장섰고 초대회장을 맡았던 김필규 성서지역발전연구회 명예회장은 "지난 12년 동안 눈에 띄는 성과도 많았고 아쉬운 일도 없지 않았다"며 "장기동 옛 통신대 자리에 폐기물 중간처리장이 들어서는 것을 저지한 일과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 어려운 이웃을 도운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얘기했다. 조윤돌 회장은 "지역민들의 힘과 지혜를 결집해 지역 발전을 위한 초석을 놓는 데 연구회가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서지역은 급속한 인구 유입 및 신흥 개발로 적지 않은 갈등과 분쟁이 산재해 있다는 게 연구회의 분석. 이에 따라 지역을 아끼고 사랑하는 주민들로 구성된 연구회가 주민 여론을 적극 수렴하고 토론을 거쳐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 및 대안을 제시하는 한편 어려운 이웃을 돕는 봉사단체로도 맹활약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활동 가운데 하나가 이웃 사랑나누기 운동. 지역 노인정 및 홀몸노인, 소년소녀가장, 결식아동, 극빈층 등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을 빠짐없이 찾아 성금과 음식, 생활필수품 등을 꾸준하게 전달하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자체적으로 금 모으기 운동을 전개, 1.8㎏이 넘는 금을 모아 전달했으며 수재의연금을 매일신문에 기탁하기도 했다.
쾌적한 명품도시 만들기에도 연구회는 매진하고 있다. 1997년 옛 통신대 부지에 폐기물 중간처리장이 들어서려는 것을 연구회가 적극 반대하고 나서 무산시킨 바 있다. 현재 그 자리에는 달서구첨단문화회관이 건립돼 공연 및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돼 주민생활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달서구 분구를 위한 활동도 연구회 업적에서 빼놓을 수 없다. 분구의 필요성을 알리는 자료를 작성, 회원은 물론 주민들에게 배포했다. 동별 순회 좌담회, 길거리 홍보,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서명운동, 분구 결의대회, 구청장 및 구의회 방문, 분구 청원서 제출 등을 통해 분구 지지여론 확산에 힘을 쏟았다. 2003년엔 분구추진위원회 사무실을 열기도 했다. 경찰 경우 늘어나는 치안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달서경찰서와 별도로 성서지역에 성서경찰서가 새로 생겼다. 성서자치구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판규 부회장은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2003년 실시한 연구용역 결과에서도 분구의 필요성이 확인됐다"며 "앞으로 연구회는 분구 문제를 체계적으로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선도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서발전연구회는 또 소외되고 그늘진 이웃을 돌보는 일, 주민 갈등의 골을 메우는 일, 사소한 주민행정·민원을 돕는 일 등 주민 화합에도 적극 노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건전한 지역공동체 형성에 기여하고 사회복지 향상 및 문화 창달에 뜻을 같이하는 주민들에게 항상 가입의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조 회장은 "명품 성서 만들기에 역량 있는 주민들이 많이 참여하기를 기대한다"며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는 건전한 지역단체로서 주민들을 위한 신문고 역할을 다하는 데 회원 모두가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말을 맺었다. 문의 053)582-2582. 이대현 논설위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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