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경 '봉독' 양봉농가 새 고소득원

문경시가 벌독(봉독·蜂毒)을 지역 양봉농가들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문경은 전국 벌독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곳으로, 양봉업자 10명이 연간 1t의 벌독을 생산하고 있다. 벌독 1g은 10만원 선에 거래돼 연간 1억여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 올봄부터 문경지역 350여 양봉농가들은 벌독을 생산해 소득을 내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최근 벌독이 체내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관절염 치료제와 가축 천연 항생제 개발 등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경희대·자생한방병원 연구팀(팀장 장형석)은 봉독의 염증 유전자 억제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논문을 국제학술지에 지난 1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봉독이 세포 내 염증 신호전달 경로를 억제, 항염증 효과를 내고 염증성 관절염 치료제나 각종 통증 질환 치료제로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

특히 농업과학기술원도 지난해 국내 양봉환경에 적합한 봉독 대량채집 장치와 간이 정제 기술을 개발, 가축 항생제로 활용하는 특허 출원을 이미 완료해 두고 있는 상태다. 농업과학기술원은 지난해 봉독을 이용한 항생제가 페니실린 등 항생제의 약효보다 최소 800배, 최고 1천200배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민간요법 정도로만 여겨져 왔던 벌독의 효능에 대해 과학적인 규명이 계속되면서 문경시 농업기술센터는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지역 양봉농가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생산 독려에 나섰다. 시 농업기술센터는 100개의 벌통에서 벌독을 채취할 경우 연간 3천만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뉴질랜드와 영국, 미국 등 양봉 선진국에서는 화장품과 연고 및 안약 등에 벌독을 이용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벌침을 인체에 직접 시술, 화농상처 등의 치료제로 이용해 오고 있다. 국내에선 구주제약이 미국산 벌독을 수입해 관절염 주사 치료제로 허가받아 판매 중이다.

문경시 농업기술센터 장충근 소장은 "벌독을 유망 고소득 품목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채취방법에 대한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경·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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