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투성이가 된 대구 오리온스가 마지막 일격에 성공할 수 있을까. 오리온스는 4일 대구체육관에서 '천적' 안양 KT&G와 정규 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벌인다. KT&G의 전력에 생채기가 났지만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오리온스로서는 버거운 경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리온스는 잇따른 악재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4라운드에서 1승8패로 추락한 데다 5라운드에서도 2승7패로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 이동준이 발목 부상을 딛고 돌아왔으나 이번엔 팀의 구심점인 김승현마저 2월26일 부산 KTF와의 경기에서 허리 통증이 도지는 바람에 28일 주포인 방성윤과 테런스 섀넌이 빠진 서울 SK에게도 67대80으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일 김상식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당장 새 감독을 구하기 어려워 정재훈 코치가 어쩔 수 없이 지휘봉을 잡게 됐으나 그가 팀을 잘 추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 팀 플레이에 있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김승현의 컨디션 회복을 장담할 수 없어 위기를 극복하려는 선수들의 투지에 기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KT&G는 이번 시즌 오리온스와 다섯 차례 맞붙어 모두 이긴 천적이다. KT&G의 빠른 공격에 오리온스는 속수무책으로 당해왔다. 때문에 KT&G의 캘빈 워너가 대마초를 피운 혐의를 받고 퇴출된 것은 오리온스에게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워너 대신 급히 영입된 토마스 페일리(199cm)는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한 가운데 오리온스와 국내 데뷔전을 치른다.
그럼에도 KT&G는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다. 오리온스처럼 KT&G도 이번 시즌 여러 차례 고비를 맞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유도훈 감독이 시즌 개막 직전 물러나면서 팀이 흔들렸으나 이상범 감독 대행이 흔들리는 팀의 중심을 잡았다. 워너가 시즌 중 부상으로 빠져 외국인 선수 1명 없이 경기를 치르기도 했고 일시 대체 선수의 기량이 부족했음에도 버텨냈다.
더구나 KT&G는 속공을 진두 지휘하는 야전 사령관 주희정과 주포 마퀸 챈들러가 건재하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뽐내는 주희정(14.5점 4.7리바운드)은 어시스트 1위(8.4개)를 달릴 정도로 경기 운영에도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상태. 득점 3위(25.7점)를 질주 중인 챈들러는 내·외곽을 휘저으며 상대 수비진을 흔든다. 김일두 등 국내 선수들도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한다.
비록 새 외국인 선수 페일리가 공격력이 약한 탓에 수비형 선수로 평가되지만 여태껏 위기를 잘 헤쳐 온 KT&G의 조직력이 쉽게 흐트러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삼성과 공동 5위로 피말리는 6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KT&G는 흔들리는 오리온스를 만난 행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입장. 여러모로 오리온스가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긴 힘든 상황이다.
한편 3일 인천 전자랜드는 원정 경기에서 창원 LG를 78대71로 제압, 공동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