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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공연·취업 결의…달라진 입학식 풍경

▲ 2일 열린 대구미래대학 입학식에서 조현국 총장은 신입생 대표와 함께
▲ 2일 열린 대구미래대학 입학식에서 조현국 총장은 신입생 대표와 함께 '취업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내용의 공동 협약을 체결해 눈길을 끌었다. 대구미래대학 제공

대학 입학식 풍경이 바뀌었다. 권위에 찬 축사와 격려사, 의례적인 식순이 사라지고 신나는 공연과 취업에 대한 굳은 결의가 입학식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다양한 공연과 함께 취업다짐

지난달 27일 입학식이 열린 대구가톨릭대는 신입생은 물론 학부모까지 함께 어울리는 축제의 장이 됐다. 입학미사에서는 교수들이 모두 학위복을 입고 신입생을 맞았고, 미사가 끝난 뒤엔 신입생과 학부모들은 교수와 학생들의 안내로 캠퍼스 내 식당에서 점심을 같이 먹었다. 또 신입생들이 학과별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는 동안 학부모들은 교수들과 교육방향, 진로지도 계획, 대학생활지도 방법 등에 대해 터놓고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같은 날 열린 계명대 입학식에선 무용학과 학생들의 '삼고무' 공연과 '선배와 함께 교가 배우기' 등으로 분위기를 띄웠고, '비사스칼라' 장학생 등 모두 945명의 신입생들에게 장학증서 전달식이 이어졌다.

2일 동양대 입학식에선 학생이 스승을 처음 뵐 때 제자로 받아달라는 뜻으로 경의를 표시하고 예물을 올리는 '집지'(執贄) 행사가 마련됐다. 최성해 총장은 육포와 사랑의 회초리가 담긴 집지를 신입생 대표에게 받은 뒤 학문과 인격 수양에 매진하라는 뜻으로 지필묵을 선물했다.

같은날 열린 대구미래대학 입학식에선 조현국 총장이 신입생 대표와 '대학과 신입생이 서로 힘을 합쳐 취업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내용으로 공동협약을 체결해 학부모와 신입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행사가 진행되는 틈틈이 비보이 공연, 파워댄싱, 전자현악 연주, 대구필하모니오케스트라 초청 공연 등도 펼쳐졌다. 또 제과데코레이션과 학생들은 방학동안 실습실에서 만든 쿠키와 빵을 신입생들에게 선물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계명문화대학 입학식도 이채로웠다. 먼저 재학생들이 태권도 시범, 힙합댄스 공연으로 축하를 했고, 신입생들은 노래와 춤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또 부사관과 신입생들은 멋진 제복을 입고 입학식에 참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색 신입생

신분수(60·여)씨는 오페라 주인공을 꿈꾸며 대구가톨릭대 성악과에 입학했다. 학창시절 가정형편이 어려워 음악공부를 포기했지만 열정만큼은 버릴 수 없었다. 평범한 주부로 살면서도 25년 동안 성가대 활동을 했다는 것. 신씨는 음악을 공부하고 싶다는 간절함에 누구보다 열심히 입시 준비를 했고, 당당히 합격했다.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매년 수 천만원을 기부하고 있는 김현철(49·분도주유소 대표)씨는 같은 대학 사회복지학과에 입학, 주유소를 '움직이는 복지관'으로 만들 꿈을 키우게 됐다. 김씨는 "앞으로 모든 직원을 복지사로 고용하고 수익을 소외된 사람들에게 좀 더 많이 나누겠다"고 말했다.

이란성 쌍둥이 자매 및 형제가 같은 대학의 같은 학과에 입학해 눈길을 끌었다. 대중금속공고를 졸업한 김석규·석현씨 형제는 출신 고교와 협약을 맺은 영남이공대학 뉴테크디자인계열에 입학했다. 이 형제는 야간에 공부하며 대학과 협약된 금형업체에서 함께 일하게 됐다. 김선윤·선아씨 자매는 대구과학대학 보석감정과에 함께 입학, 보석감정사의 꿈을 키울 예정이다. 상서여자정보고를 졸업한 선윤씨 자매는 태어나서 줄곧 같은 학교를 다녔지만 같은 '반'에서 공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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