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유지와 생활에 필수적인 자원인 물의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지난해와 올 들어 겨울 가뭄이 길어지면서 강원도 태백시는 마실 물이 모자라 외부에서 시판용 물을 긴급 공수,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대구경북도 물이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다. 경북도에 따르면 올 1월 말 현재 전체 저수지 5천581개소의 총 저수율은 64.2%로 지난해 동기 89.2%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지역의 주요 댐 저수율도 안동댐 31.6%, 임하댐 27.7%, 영천댐 23.7%, 운문댐 37.1%, 성주댐 35.3%, 경천댐 69.1% 등 모두 예년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올 1월 한달간 내린 강우량은 고작 10㎜로 평년의 2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물 부족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세계적인 현상으로 이미 중동과 아프리카 등지에선 여러 국가를 관통하는 국제적인 강의 수리권을 둘러싸고 수자원 확보를 위한 분쟁이 심화하고 있다.
◆'물 자원 쟁탈전 치열' 예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 중 97.5%는 염분으로 사용 불가능한 바닷물이고 나머지 2.5% 중 3분의 2는 빙하와 만년설이며 그나마 3분의 1은 대부분 지하수로 사용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 있다. 결국 인간은 지구상의 전체 물 중에 약 0.0075%만을 실제 수자원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UN은 2025년까지 인구증가와 기후변화, 환경오염 등을 감안할 때 약 10억명의 사람들이 극심하거나 보통 수준 이상의 물 부족현상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UN수자원개발보고서에 의하면 2050년까지는 많게는 60여개국 70억명이 물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21세기는 물을 확보하기 위한 '물 전쟁'이 늘 것이라는 자연적인 귀결에 도달하게 된다. 생존에 필수적이면서도 물의 양은 한정돼 있고 설상가상 지구온난화 등 기상이변에 따른 물 부족위기는 더욱 심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지표 수자원 특성과 이용 현황
인구에 비해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은 매우 적고 하천수 이용률이 높아 가뭄이 닥치면 여유수량이 부족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연평균 강수량은 1천245㎜로 세계평균(880㎜)보다 많지만 1인당 연강수 총량은 2천591㎥로 세계평균(1만9천634㎥)의 약 8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이 사실은 곧 우리나라도 수자원 부존량에서 빈국에 속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물 전문가들은 가뭄이 지속될 경우 상대적으로 가뭄에 취약한 하천수의 의존도(36%)가 높은 우리나라는 용수공급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지형 구조상으로도 물을 확보하고 관리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지형학적 이유로 국토의 약 70% 이상이 산지로 돼 있고 대부분의 하천도 길이가 짧고 경사가 급해 바다로 빨리 물이 빠져나가 댐이 아니면 물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연중 강수량도 특정시기에 편중돼 있다. 특히 여름철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장마와 폭우 등 집중호우의 약 85%가 6~9월에 내리고 연도별 강수량도 614㎜~2천300㎜까지 변화의 폭이 커 가뭄과 홍수관리에 취약하다.
게다가 최대유량과 최소유량의 비율을 나타내는 하천유량변동계수도 150~400정도로 연중 강수량이 일정한 유럽에 비해 10배 이상 크다. 한강과 섬진강의 하천유량변동계수가 각각 170과 330인 반면 프랑스 세느강은 23, 독일 라인강은 14에 불과하다.
◆지하수 이용계획 수립 필요
현재 우리나라 지하수는 연간 168억㎥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10년 빈도 가뭄을 고려해 개발량을 117억㎥로 제한하고 있으나 이 수치 또한 하천수의 영향을 고려한 것은 아니다. 지하수는 지표수와 연계, 지하수를 개발하고 이용하는 경우 지표수인 하천유량이 감소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수자원 이용을 위해서는 지표수 개발과 연계한 지하수 이용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
이순화 영남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의 강은 유역별 1인당 재생가능한 수자원량의 지역편중이 심하다"고 전제한 뒤 "1990년대 이후 물 수요관리의 강화, 인구 및 경제성장의 약세 등의 원인으로 물 이용의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물 공급에 관한 한 안정성이 취약한 곳이 많아 치수에 한계점이 노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낙동강 수질관리의 중요성
급격한 산업화'도시화 과정을 거치며 우리는 수자원 부족과 함께 날로 심화되는 물의 오염이라고 하는 복합적인 물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모든 생명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물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나가지 못한다면 국민 건강 보호와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경제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이런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한된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절약하는 수요관리정책과 더불어 상수원의 신규 오염원 억제와 발생된 오'폐수의 적정처리와 같은 다각적인 대책이 종합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우리나라 물 관리는 1999년 12월 낙동강 물 관리 종합대책을 시작으로 기존의 사후 정화처리 위주 수질관리방식에서 사전 예방체계를 중심으로 한 종합유역관리방식으로 전환됐다. 이는 상수원의 행위 규제에 따른 고통과 부담을 하류 지역이 공동으로 부담하는 '물이용 부담금'과 하천의 허용 오염부하량을 고려하지 않은 종래의 배출허용기준 중심의 농도규제에서 양적 증가를 통제하는'오염총량관리제'를 통해 수질 관리나 개선 측면에서 성과가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낙동강 유역 중'하류엔 인구와 산업시설이 밀집돼 있어 근본적인 하천수질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 문제가 된 '1,4-다이옥산'의 경우처럼 BOD나 COD중심의 수질관리와 평가 이외 유해화학물질 및 영양염류 등의 증가에 대비할 수 있는 수질기준과 관리가 요구된다.
2002년과 2005년 낙동강 유역 오염원 변화를 살펴보면 인구는 예측 값보다 4% 감소했으나 산업폐수 발생량은 12% 증가했고, 가축 사육두수 또한 3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이 유역 내에서 증가하고 있는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의 억제 및 관리를 통한 사전 오염예방대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오염원의 대책에 대해서도 실질적으로 처리 가능하고 효율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페놀사고나 '1,4-다이옥산' 유출과 같은 수질 사고가 발생할 때만 대책을 마련할 것이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 공무원, 산업계와 국민 모두가 양질의 수자원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확고한 의지로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순화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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