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밋밋한 맛을 물맛에 비유한다. 그러나 물에도 맛은 분명 존재한다. 천연수의 경우 물 속에는 산소 외에도 칼슘'칼륨'철분 같은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 성분이 소량 녹아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다면 어떤 물이 좋은 물일까? 정답은 아무 것도 섞지 않은 생수가 최적의 자연 상태를 유지하므로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생수는 곧 '살아 있는 물'로서 자연의 생명력을 듬뿍 담고 있다. 이런 까닭에 운동 후 목이 마를 때도 그냥 물을 마시는 게 우리 몸엔 가장 부담이 없다. 이때 물의 온도가 중요한데 수분 흡수가 가장 빠른 것은 11~15℃의 약간 시원한 물이다. 너무 차거나 따뜻한 물은 오히려 흡수가 더딜 수 있다.
스포츠 의학 전문가들에 의하면 운동 후 오렌지 주스나 과일 칵테일을 마신다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잘못된 것으로 다른 성분이 첨가된 고농도 음료는 체내에서 소화흡수가 느려 운동 전후 갈증 해소에는 바람직하지 않다. 탄산음료도 체내에서 가스를 만들기 때문에 적절치 못하며 이온음료는 물에 가까운 저농도 음료로서 주스 등에 비해서는 권장할 만하지만 그래도 물보다 특별한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오랜 세월에 걸쳐 땅 속 암반 속에 축적돼 있던 광천수는 풍부한 미네랄과 천연의 맛을 지니고 있어 마시기에 가장 적절한 물로 알려져 있다.
좋은 물의 음용은 건강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혈액의 점도가 높아 지나치게 끈적거리게 되면 혈액의 흐름이 느려지고 혈관 벽에 이물질이 쌓이기 십상이다. 나이가 들면 이런 현상이 뇌졸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자주 물을 마셔두면 혈액의 농도를 낮출 수 있고 소화기능도 개선할 수 있다. 갈수록 떨어지는 장의 운동기능 저하로 인해 복부 팽만감과 변비 등의 생활 습관적 질환이 있을 때 물을 충분히 마시면 장운동이 활발해져 이 같은 질환들을 예방할 수 있다. 또 환절기 목구멍 점막이 건조하면 감기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게 되지만 물을 충분히 섭취하면 점막에 수분이 공급돼 감기 저항력도 높아진다. 술을 많이 마실 경우 물도 함께 마시면 알코올이 희석돼 몸속에서 흡수되는 알코올 양이 줄어들면서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간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간혹 여행이나 물을 바꿔 마셨을 때 배탈로 설사를 하는 경우는 해당 지역의 물에 들어있는 정상플로라(장내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세균이 조화를 이룬 분포)가 지역마다 달라 나타나는 증상이다.
따라서 좋은 물을 규정짓는 조건은 우선 수인성 전염병의 원인이 되는 대장균 같은 각종 세균이 기준치 이하여야 하며 각종 화학약품이나 중금속, 찌꺼기 등 불순물이 검출되지 않아야 함은 당연하다.
여기에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이 균형 있게 들어 있어야 하고 용존 산소량이 풍부할수록 좋은 물에 속한다. 최적의 물은 산도(PH)가 7.5~9 사이 약 알칼리성이 좋으며, 물분자의 긴밀도를 나타내는 클러스터(Cluster)가 60~70㎐(보통 물은 120~160㎐) 정도로 수치가 적은 물이 바람직하다. 특히 최근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 물 분자가 6각의 고리형태로 돼 있는 육각수는 성인병 예방과 노화방지,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처럼 시판용 미네랄워터가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고 갈수록 물을 사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에서는 '물맛'도 빼놓을 수 없다. 물을 맛있게 하는 3대 성분은 칼슘'칼륨'규산이다. 여기에 철 성분이 추가되기도 한다. 이 중 규산은 물맛을 좋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대개 점토층을 지닌 물은 규산이 녹아있어 물이 맛있는 경우가 많다.
칼슘은 유럽과 같이 경수에서는 물맛을 되레 나쁘게 하지만 연수에 가까운 물일 때는 물맛을 좋게 한다. 예로부터 석회석이 많은 지역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맛있다고 하는 것은 칼륨 때문인데 이 역시 지나치게 많이 함유되면 짠맛을 내기도 한다. 철분은 수중농도가 2mg/ℓ 이하에서 맛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반대로 물맛을 나쁘게 만드는 요소로는 마그네슘'황산이온'염소 등이다. 수돗물이 인기를 얻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소독을 위한 염소처리 때문이다. 마그네슘은 물에 쓴맛을 내는데 민감한 사람의 경우 상당히 불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황산이온은 칼슘을 줄여주는 작용을 하므로 물맛을 없게 만든다.
물의 맛을 표시하는 지수로 'O 인덱스'가 있다. 이는 칼슘'칼륨'규산의 합계를 마그네슘'황산이온의 합계로 나눈 값으로 1 이상이면 맛있는 물, 이하면 맛이 떨어지는 물이다. 세계적인 장수 마을과 단명 마을을 비교한 결과 장수촌은 이 지수가 높았다는 통계가 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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