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령·성주 딸기·참외 농가 "요즘만 같아라"

▲ 싼 수입 과일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던 딸기와 참외가 고환율 덕에 모처럼 경쟁력을 되찾았다. 고령군 쌍림면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딸기를 수확하고 있는 농민들.
▲ 싼 수입 과일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던 딸기와 참외가 고환율 덕에 모처럼 경쟁력을 되찾았다. 고령군 쌍림면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딸기를 수확하고 있는 농민들.

고령 딸기와 성주 참외 농민들의 얼굴에 모처럼 화색이 돌고 있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딸기와 참외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고령딸기영농조합에 따르면 육보딸기 상품의 경우 상자당(2kg) 1만7천원(도매가)으로 지난해 1천2천원에 비해 40%가량 오른 가격에 출하되고 있다. 설향과 장희딸기도 상자당 각각 30~40% 오른 값에 팔리고 있다.

고령군 쌍림면 매촌리에서 딸기농사를 짓고 있는 서민호(42)씨는 "지난 겨울 고르지 못한 날씨로 입는 등 힘들었으나 딸기값이 올라 기분이 좋다"면서도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 이 추세가 계속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성주참외도 시세가 좋은 편이다. 참외공판장 가격은 3일 기준, 참외 중품의 경우 상자당(15kg) 8만4천원으로 지난해 7만8천원에 비해 7% 이상 오른 값에 경매되고 있다. 이처럼 경기불황의 와중에도 딸기와 참외 값이 오른 이유는 고환율 덕분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껑충 뛰어 오르면서 수입 과일값도 덩달아 상승한 것이 딸기와 참외농가에겐 호재가 됐다. 그동안 오렌지와 바나나 등 수입 과일에 밀렸던 국산 과일의 가격 경쟁력이 회복된데다가 지난해 작황이 좋았던 사과 등 저장 과일이 설 명절 때 많이 소비돼 물량이 줄었든 것도 딸기와 참외값 상승의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령군은 지난해 497농가가 215ha에서 딸기를 재배해 272억원의 조수입(필요 경비를 빼지 않은 수입)을 올렸으며, 성주군의 경우 5천여 농가가 3천800여ha에서 참외를 재배해 3천50억원의 조수입을 올렸다. 고령군 이호 농정산림과장은 "올해 딸기 작황이 좋지 않아 걱정했으나 가격이 올라 다행"이라면서 "출하시기를 잘 조절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하겠다"고 말했다.

고령·성주 최재수 bio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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