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 몸에 물] 물이 물이 아니네

물값 만만치 않아도 몸에 좋다는데…

당뇨를 앓았던 직장인 이상태(40)씨는 한달 평균 4만, 5만원을 물값으로 지출한다. 요즘 같은 불황에 한푼이라도 줄이기는 남들과 매한가지이지만 물값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술을 줄이고 매일 물을 마시기 시작하면서 혈당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온 까닭이다. 이씨는 "집에서 끓여 물병에 넣고 다니는 게 불편해 가까운 편의점에서 천연 탄산수 제품을 사 먹는다"고 했다.

주부 김경미(31)씨 역시 물값을 아끼지 않는다. 두살배기 아기에게 매일 먹이고 있는 물은 1.5ℓ기준 8천원 상당의 지하 암반수 제품. 남 알프스 산맥에서 취수해 천연 산소뿐만 아니라 유아에게 적합한 양의 미네랄'칼슘'불소를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갓난아기 엄마들 사이에선 '베이비워터'라 불리는 인기 제품이다. 김씨는 "물값이 부담은 된다"면서도 "아기 건강이 제일 아니냐"고 말했다.

물이라고 다 같은 물이 아니다. 아무 물이나 벌컥벌컥 들이마시는 시대는 벌써 끝났다. 수자원 고갈과 오염으로 인해 생수 시장이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돈 주고 물 사 먹는 세상'을 한탄했지만 이젠 아무리 비싸도 내 몸에 좋은 물을 찾는다. 낙동강 1,4-다이옥산 파동 이후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비싼 물값에 대한 거부감은 점점 더 사라지는 추세.

프리미엄 수(水) 천하

천혜의 청정 필터링 과정을 거친 경북 영주 소백산에서 생산하는 먹는 샘물 '소백산수'가 본격 출시되면서 프리미엄 수(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면 대구경북에서 팔리는 생수 제품은 몇 종류나 될까?

동아'대구'롯데 백화점에서 팔리는 생수 제품을 분석했다. 그 결과 국산 11가지, 수입산 14가지가 팔리고 있었고, 이 가운데 19가지가 이른바 프리미엄 '수(水)'. 해양심층수에서부터 시작해 천연 탄산수'빙하수'지하 암반수'천연 광천수'산삼 배양수까지 다양하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박진호 파트 담당은 "낙동강 사태에서 보듯 소비자들은 더 안전하고 신선한 생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 심층수

태양광이 도달하지 않는 수심 200m 이상 깊은 바닷물을 말한다. 항상 맑고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며 영양염류가 풍부하고 인체에 필요한 미네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현재 대구 유통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해양심층수는 한'미'일 3개국에 걸쳐 8가지 종류나 된다. 국산 '블루마린' '몸愛좋은물' '울릉미네워터'는 강원도 양양 원포와 울릉도가 취수원인 해양심층수. 500㎖ 기준 1천200원~1천350원으로 같은 양의 국산 제품보다 3, 4배 더 비싸다.

1천종이 넘는 제품에 우리나라 맥주 규모(3조원)의 시장을 이미 형성한 일본산 해양심층수의 기세도 대단하다. '무로토''마린파워''빙하' 3가지 제품에 가격대는 500㎖ 기준 2천200원~5천원대. 하와이 심해가 취수원인 미국산 해양심층수로는 500㎖ 기준 2천원~2천700원의 '하와이딥블루'와 '코나딥'이 있다.

▷탄산수

말 그대로 톡 쏘는 맛이다. 전 세계 탄산수 시장 점유율 1위인 '페리에'(330㎖, 2천400원)는 플레인'레몬'라임 등 3가지 맛. 이탈리아산 탄산수 '아주아'(250㎖, 1천900원)는 독특한 색과 디자인으로 사랑받는 제품이며 '산펠레그리노'는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산맥의 700m 깊이의 온천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탄산수다.

▷화산 암반수

휴화산 지하 암반에서 뽑아낸 물이다. '피지워터'는 남태평양 피지 청정구역에서 취수한 제품. 대구백화점은 설 선물로 피지섬의 생수를 매달 받아먹을 수 있는 '피지워터 세트'(3개월분 23만원)를 판매했다.

▷빙하수

빙하가 녹은 물. 캐나다 코스탈 산맥의 빙화퇴적층에서 취수한 '휘슬러워터'(350㎖, 1천800원)가 대표적.

▷광천수

광물질이 풍부한 미네랄워터를 말한다. 국내에서는 '에비앙'(500㎖, 1천원대)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데 국내의 타 먹는 샘물 제품에 비해 가격대가 비싸지만 효능면에서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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