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철우의 공연 찍어듣기] 미래 지향적 메시지 담은 현대음악

베를린 모던아트 트리오 초청 현대 음악의 밤/10일/우봉아트홀

드디어 음악계에도 봄기운이 느껴진다. 공연 게시판에 크고 작은 음악회 포스터들이 붙여지고 각 공연장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특히 예년에 비해 창작 음악계의 발표회가 일찍부터 시작되고 있어서 더욱 상쾌한 기운이 느껴진다. 지난 2월 합창단 찬사(지휘 한용희 영남대 교수)의 창작합창 발표회가 있었고, 10일 우봉아트홀에서는 독일 베를린을 대표하는 현대음악 앙상블 중의 하나인 모던아트 트리오가 하나21세기현대음악연구회의 초청으로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유럽에는 모던아트 트리오와 같은 전문적으로 현대음악을 연주하는 단체들이 무척 많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통영 현대음악앙상블(TIMF)이 이미 국제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대구에도 모던앙상블 같은 전국 작곡계의 부러움의 대상인 현대음악 앙상블이 있고, 현대음악을 전문으로 연주하는 대구현대음악오케스트라(TCMO)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해마다 대구국제현대음악제나 영남국제현대음악제, 동아시아현대음악제 및 뉴미디어아트페스티벌 같은 대구를 대표하는 국제현대음악제들에 초청되어 공연을 가지고 있는 많은 유럽과 일본 등의 현대음악 단체들의 연주 능력과 현대음악 작품들에 대한 강한 애착심들을 대하다 보면 우리나라에도 이런 분위기가 더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필요성과 희망적인 바람이 적지 않다. 특히 대구는 전국에서 인구 대비 현존 작곡가의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로서 서울이 부러워할만한 대한민국 현대음악의 중심지가 되었다. 그러나 현대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연주자들은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연주자들의 현대음악에 대한 관심은 한편으로 다양하고 많은 공연의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으므로 새로운 직업적 전문 연주 분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모던아트 트리오는 그러한 직업적 전문 음악인의 한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초청 단체인 하나21세기현대음악연구회는 1980년 만들어져 당시의 창단멤버였던 이철우, 임주섭, 구자만, 유영선, 조숙희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해온 작곡연구회이며, 현재는 창단멤버들의 제자들이 합류함으로써 대구 작곡계의 2세대와 3세대가 결합된 중견 작곡가 그룹이다.

Modern Art Trio in Berlin은 일본의 도호 가꾸엔 음대 출신으로서 1988년부터 베를린 음대에서 후학을 지도하며 활동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요리코 이케야, 브라질 출생으로 뮌스터와 베를린 음대의 교수인 첼리스트 마티아스 핀토, 그리고 베를린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원으로서 다양한 현대음악 앙상블 활동을 겸하고 있는 독일인 플루트연주자 클라우스 쇱 등 3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초청 단체의 회원작품을 중심으로 공연을 하게 된다. 추천 신인 작곡가의 작품으로는 박정희씨의 "리플렉션(Reflection)"이 발표된다.

간혹 음악대학 학생들에게 현대음악에 대한 선입견적 생각을 물어본다. 거의 첫 대답은 '어렵다', '무섭다', '생소한 소리들의 집합'이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음악은 현대의 소리이며, 우리 시대의 대변자이다. 무엇인지 불분명하더라도 그 소리들은 미래 지향적 음악 메시지를 담고 있다. 모던아트 트리오가 들려주는 대구 작곡가들의 이야기 속에서 대구 문화의 미래를 호흡해 봄이 어떨까 싶다.

이철우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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