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한 살의 잘 생긴 뮤지컬 배우가 나타났다. 계명 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에서 페뷔스 역을 맡아 열연중인 최수형. '노트르담 드 파리'는 최수형의 뮤지컬 데뷔작이다.
깨끗한 목소리와 폭발적인 가창력, 남성미 넘치는 외모…. 그의 출현에 관객들은 '저 배우가 누구지?'라며 궁금해 했고, 공연 관계자들은 깜짝 놀랐다. '대형 신인'이 탄생한 것이다.
최수형은 무대에서 노래하고 싶어 뮤지컬 배우가 됐다고 했다. 대학(대구가톨릭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했고, 김천 시립합창단, MBC 합창단으로도 활동했지만 뮤지컬이 좋아 배우가 됐다.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고 작정한 후 최수형은 몸에 밴 성악식 발성 때문에 곤란을 겪었다. 성악과 뮤지컬은 발성법이 다르고, 성악과 대중가요 중간쯤의 발성을 하느라 애를 먹었다는 것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 공개 오디션에서 그는 음유 시인 그랭구아르 역에 도전했다. 그러나 영국인 연출가 웨인 폭스는 목소리와 외모가 '페뷔스' 역과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다. 페뷔스는 근위대장으로 집시여인 에스메랄다가 유일하게 사랑한 남자다. 페뷔스는 약혼녀가 있음에도 에스메랄다와 사랑에 빠졌다가, 현실적인 이유로 약혼녀에게 돌아간 인물이다.
두 여자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통스러워 하며 페뷔스가 부르는 노래 '괴로워'는 최수형이 어째서 페뷔스 역을 맡아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5명의 남성 댄서들의 고통스러운 몸짓과 최수형의 시린 노래는 페뷔스의 고통을 강렬하게 보여준다는 평가다.
또 이 뮤지컬의 대표곡이자 에스메랄다를 향한 페뷔스, 콰지모도, 프롤로의 사랑을 표현하는 노래 '아름답다(BELLE)'에서 보여주는 최수형의 화음은 '압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노래 '아름답다'는 1998년 프랑스에서 44주간 1위를 차지하며, 싱글 앨범 300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한 작품이기도 하다.
최수형은 경북 영천에서 태어났고 영천과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181cm에 72kg의 늘씬한 체격을 가졌으며, 음악을 좋아하고 독서와 걷기를 즐긴다고 한다. 살이 잘 찌는 체질이라 웬만한 거리는 걸어다닌다는 것이다. 뮤지컬 배우들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 살찌는 것이라고 했다.
뮤지컬 배우들이 흔히 그렇듯 최수형 역시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술도 자주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공연 기간에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다. 다음 날 공연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기 때문이다.
최수형은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외모와 절제된 말투에서 그가 자기 관리에 철저한 사람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경상도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마친 사람이 완벽한 서울 말씨를 썼다. 경상도 남자가 서울 말씨를 배우기는 어렵고 그만큼 그는 치열하게 사는 사람이었다. 한편 이번 '노트르담 드 파리'에는 최수형을 비롯해 3명의 지역 출신 배우(나머지 2명은 경북예고 출신으로 무용수)가 출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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