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성 화장품, 대구도 국내 브랜드가 '대세'

얼마 전 롯데백화점에서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인 '샤넬'이 철수했다. 10년 전만 해도 화장품 업계 1위라는 '샤넬'의 아성은 무서울 정도로 드셌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샤넬의 철수 이유는 불문하고, 이후 국내 백화점 시장에서 화장품 매출 순위가 밝혀지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은 놀라움이었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유명 브랜드와 비교해 월등히 높거나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라는 것.

◆대구에서도 국내 브랜드 인기

롯데백화점 대구점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11%대에 이른다. 비슷한 매장 규모의 울산점과 광주점이 9%대인데 비해 상당히 높은 편. 대구점의 매출 규모도 전국 25개 롯데백화점 점포 중 6위를 차지할 정도. 그만큼 대구에서 화장품 장사가 잘 된다는 뜻. 화장품 소비가 많은 대구에서도 국내 브랜드의 인기는 높다. 2008년 기준 롯데 대구점의 매출을 비교해 보면, 1위는 아모레(헤라+설화수), 2위 시슬리, 3위 SKⅡ, 4위 샤넬 순이다. 특히 아모레, LG생활건강(오휘+후), 아모레퍼시픽 3개 국내 브랜드가 대구점 전체 25개 브랜드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일 정도. 다른 백화점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백프라자점에는 매출 1위가 시슬리, 2위가 아모레이지만 본점에서는 1위에 아모레가 차지하고 있다. 동아백화점 역시 1, 2위는 국내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다른 지역보다는 해외 선호도 높아

전체로 볼 때 브랜드 1위는 아모레이지만 수입 브랜드와의 매출 격차는 다른 지역에 비해 적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대구점의 경우 2위인 수입 화장품 브랜드와의 매출 차이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며 "가령 다른 지역에서 1, 2위간 매출 차이가 연간 2억원이라면 대구점은 약 1억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했다. 대구백화점이나 동아백화점의 경우도 아모레가 1, 2위를 차지할 정도이지만 수입 브랜드와의 격차가 크지 않고, 2위 아래로는 대부분 수입 브랜드가 차지할 정도다.

아울러 대구 지역 화장품 소비자들은 남이 쓰면 따라 쓰는 경우가 많아 화장품 유행이 가장 빠른 반면 특정 제품에 대해 특정 브랜드를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크림은 A브랜드만, 재생크림은 B브랜드에서만 사는 경우가 많다는 뜻. 백화점 한 매장 관계자는 "우리 매장을 찾아오면서 다른 브랜드 포장백을 들고 오는 경우가 많다"며 "다른 곳에서 근무할 때는 보기 어려운 현상"이라고 했다. 아울러 대구 소비자들은 덥고 건조한 날씨 때문에 기능 및 색조보다는 기초 화장품, UV차단제, 화이트닝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고객별 관리를 선호하는 대구 지역

지역에서 수입 화장품 인기가 다른 지역보다 높은 이유는 차별화 마케팅 때문. 특히 시슬리는 VIP 고객 마케팅으로 유명하다. 대중 광고를 자제하고 제품 테스트 등으로 입소문 판촉전을 좋아한다. 제품도 비싸다. 일반 매장에서 10만원대인 로션이 시슬리는 20만원대를 넘는다. 여기에 맞선 아모레, LG생활건강 등은 한국인에 맞는 화장품 개발로 응수하고 있다. 한방 화장품, 발효 화장품 등을 내놓으며 '오랜 기간 한국인의 피부를 연구한 맞춤형 화장품'임을 강조한다. 아모레는 지속적인 고객 관리를 내세운다. '설화수'는 매출의 75%를 방문 판매에서 올린다. 방문 판매 카운슬러 1명당 100명의 고객을 관리하며, 휴대용 정보 단말기(PDA)를 들고 고객별 구매 시기, 선호 제품 등을 일일이 챙기는 1대 1 맞춤 관리 전략을 내세운다. 끈끈한 정을 내세우는 대구 정서와 맞아 떨어진다고.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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