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 이 물음을 모든 사람들이 매일 품고 살아간다. 해답을 찾지 못한 채.
이번 주 '머니' 지면은 이 답을 찾기 위해 '돈'과 가장 가까이 지내는 사람을 찾아갔다. 매일매일 돈을 만지고, 돈을 많이 가진 부자를 상대하는 사람. 이런 사람이 돈 버는 방법에 대한 지혜가 가장 깊지 않을까?
기자가 찾아간 사람은 지난해 대구은행 영업직원 가운데 가장 실적이 좋아 '세일즈 슈퍼스타'로 뽑힌 전용선(37·여·대구 지산1동지점) 과장이었다. 슈퍼스타가 말하는 재테크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자. 혹시 아는가? 올 연말에 당신이 부자가 되어 있을지.
◆가계부를 써라
전 과장은 세일즈 슈퍼스타답게 많은 부자들을 상대한다. 그는 이런 고객들을 많이 아는 덕분에 지난해 펀드와 방카슈랑스, 예금, 외환 부문 등에서 발군의 영업력을 선보이면서 대구은행 세일즈 슈퍼스타가 됐다.
그는 부자들이 연초에 꺼내는 첫마디는 "전 과장님, 가계부 한권 주세요"라고 했다.
"요즘 가계부 쓰는 사람이 정말 드물죠. 은행도 가계부를 사은품으로 만들지 않는데 알짜 부자들은 가계부를 찾습니다. 부자는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가계부 쓰기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부자의 가장 기본은 씀씀이를 관리할 능력이 있다는 것이죠."
전 과장 역시 가계부를 쓴다. 부자들을 보면서 5년 전부터 가계부 쓰기를 시작했다. 그는 종이 대신 PC에서 전자가계부를 적는다.
"매일은 못 씁니다. 요즘은 신용카드를 주로 쓰니까 1주일치를 모아서 주말에 가계부를 정리하죠. 가계부를 쓰면 엉뚱한 지출을 대번에 잡아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의 지출특성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습니다. 가계부를 써야 줄줄 새는 돈을 막을 수 있죠."
◆슈퍼스타의 포트폴리오
부자들을 상대하면서 지내온 20년 은행생활. 그리고 영업왕 자리까지 꿰찬 전 과장. 그의 포트폴리오가 궁금했다.
"꼭 필요한 지출을 제외하고 저축·투자용으로 분류한 돈의 10%는 펀드로, 10%는 변액연금상품으로, 나머지는 모두 MMF로 운용합니다. 변액연금은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지금 MMF에 거의 대부분의 돈을 넣어두는 이유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죠. 얼마 전까지는 펀드에 30% 정도를 투자했는데 비중을 많이 줄였습니다."
그는 은행원이지만 전통적 은행상품인 예·적금은 별로 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직 나이가 젊기 때문에 위험은 다소 있지만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선호하고 있었다. 펀드 계좌가 10여개나 있다고 했다. 국내펀드와 해외펀드에 절반씩 자산을 분배하고 있다는 것.
"적금은 1년짜리로 하나 들고 있습니다. 적금 기간은 짧게 가져갑니다. 그리고 모든 금융상품은 가입할 때 용도를 정해놓고 들어가야 합니다. 제가 들고 있는 1년짜리 적금은 1년 뒤 가족행사나 여행을 위한 돈입니다. 돈에는 반드시 꼬리표를 붙여야 합니다. 용도를 정하고 거기에 맞게 금융상품을 선택해야죠. '꼬리표' 다는 일은 정말 중요합니다."
전 과장은 자신도 실패의 경험이 많다고 했다. 펀드 호황기 때 무리하게 수익률을 좇다가 많은 손실도 내봤다는 것.
"실패를 하면서 배우는 것이 있습니다. '거름 지고 장에 간다'는 말이 있죠. 저도 펀드 열풍 때 무리한 욕심을 내다가 쓴맛도 조금 봤는데요. 그런 점에서 부자들은 정말 다릅니다. 부자들은 안전자산을 선호합니다. 펀드 수익률이 100%가 넘게 터져도 부자들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돈에 대한 뚜렷한 철학이 있고, 어느 누가 부추겨도 그 철학이 무너져 내리지 않습니다. 부자들을 보면서 '돈에 대한 원칙이 정말 중요하구나'라고 느낍니다."
◆부자는 부지런하다
"돈을 많이 모은 손님들은 금리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한푼이라도 더 건지기 위해 끊임없이 정보를 수집합니다. 발품파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는 요즘 환율을 보면서 부자들이 얼마나 민첩한지를 느낀다고 했다. 환율이 오르기 전 달러나 엔화 투자기법을 알고 매입, 환율이 급등한 뒤 큰 환차익을 남긴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
"부자들은 해외여행이 잦고 자녀 해외 유학을 보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외화와 친합니다. 외화를 자주 접하면서 그들은 투자와 연결시킬 줄 압니다. 달러를 수천만원어치 사뒀다가 환율 급등 이후 차익을 보는 것이죠."
그는 '빚을 내지 말 것' '욕심을 부리지 말고 연 10%정도 수익률만 낸다는 생각을 가질 것' 등의 투자 철학을 지녀야 한다고 했다.
"급한 돈이 필요할 때가 있어서 저도 마이너스 통장이 있지만 거의 쓰지 않습니다. 빚을 가급적 내지 말고 가계부를 통해 지출 관리만 잘 해도 부자가 될 수 있는 확률이 커집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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