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두운 증시에 한줄기 빛 '중동계 자금'

'기관이 최고다.', '적립식 투자를 바탕으로 한 개인들이 중요하다.' 등 말이 많지만 우리 증시를 버텨주는 힘은 뭐니뭐니해도 외국인이었다.

하지만 외국인 중 미국이나 유럽계는 요즘 도무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자기네 곳간의 뚫린 구멍을 막기에 바쁘니 신규투자라곤 꿈을 꾸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동계 자금이 우리 증시에 꾸준히 유입되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어두운 그림자밖에 없는 증시에 한줄기 희망의 빛이 비쳐지는 것.

외국인은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올들어 9천억원에 가까운 우리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달 들어서도 보름 이상 주식을 팔아대고 있다.

그렇지만 중동계 자금은 꾸준히 우리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외국인 국내 투자동향 집계 결과, 중동계 자금은 금융위기가 심각한 지경으로 치닫던 지난해 10월 3천613억원 순매도에서 다음달인 11월 538억원 순매수로 전환한 뒤 1천482억원(12월), 1천30억원(1월) 등 꾸준히 순매수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이 기간 중 미국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주식을 팔아왔고 유럽계 역시 올들어 1월에만 1천500억원 어치가 넘는 물량을 순매도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소문답게 중동계 자금은 산유국으로서 누려온 '알부자'로서의 능력을 한껏 발휘하고 있다.

사우디,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의 경우,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외환보유고가 최근 1년간 20%가량 증가한 7천400억달러에 이르며 단기외채는 1천100억달러에 불과하다고 최근 대신증권은 분석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중동계 자금은 FTSE 지수 비중에 따라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데, FTSE지수에서 한국의 비중은 1.4%, 중동 자금의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비중은 0.6~0.7%에 불과한 점을 고려할 때 추가로 한국 주식을 더 사들일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은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라고 가정했을 때 중동계 자금이 1년에 3조원 정도 국내 주식을 사들일 여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멍했다.

한편 최근 M&A 물량으로 나온 기업들도 중동계 펀드쪽으로 접촉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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