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넷이서 진달래 꽃 아래 누워 향기를 맡습니다. 그 향기가 너무 좋아 한입 물어봅니다. 쌉싸래한 맛이 너무 좋아서 한참을 그렇게 먹습니다. 서로 혓바닥을 내보이며 또 그렇게 깔깔거리며 웃습니다. 봄이 되면 희미하게 다가오는 내 어린 시절의 추억입니다.
3월은 어릴 적 먹어본 진달래가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 가는 길은 나에겐 산 고개를 하나 넘어야 하는 험난한 길이었지만 그때 보았던 나무, 꽃, 이름 모를 풀 등 모두가 그립습니다.
아이들 키우느라 늘 시간에 쫓겨 나만의 시간을 갖지 못하고 마흔이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이번 3월은 오직 나만을 위해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며 산 고개를 넘어 보고 싶습니다. 겨우내 눈 속에 숨어있다 뾰족이 고개를 내미는 파릇파릇한 새싹과 수줍게 피어나는 꽃봉오리들을 바라보며 가슴 설레며 산을 올라보고 싶습니다. 내일이라도 당장, 말하지 않아도 눈만 마주쳐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내 사랑하는 벗과 가방을 메고 산을 찾고 싶습니다. 천천히 산을 느끼고 산과 호흡을 맞추며 봄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삶이 팍팍하고 힘들지만 자연은 나를 더 평안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어린 고사리손은 아니지만 예쁜 진달래도 뜯어서 씹어보고 싶고 향기도 맡고 싶습니다. 올해는 25일이 개화 시기라고 합니다. 3월이 다 가기 전에 산에 오를 겁니다. 그리고 산과 나의 호흡을 맞춰볼 것입니다.
손정순(대구 수성구 황금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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