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현재 전세계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금융위기 뒤에 학교위기가 올 것이라는 위기 의식이 작용했다고 봅니다. 앞으로 4년 동안 학교 구성원들의 바램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어다녀야지요." "돈의 흐름을 순간순간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돈을 움직이는 것도 우리 인간의 의지와 바램이다." 앞서의 문장에 나오는 '바램'은 '바람'의 잘못된 표기이다.
'바라다'는 생각한 대로 이루어지기를 원하거나 기대하는 것으로 "어떻게 하든지 '자녀만은 키가 컸으면 하는 것'이 키 작은 부모들의 바람이다."로 명사로 될 때는 '바람'으로 쓰인다. '바래다'는 본디의 빛깔이 옅어지거나 윤기가 없어지거나 배웅하다는 뜻으로, "빛깔이 바랜 낡은 옷." "손님을 버스정류장까지 바래다."로 쓰이며 명사형은 '바램'이 된다.
"아주 오랜만에 잊었던 친구를 만나러 가는 심정으로, 설렘과 조금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보릿대 사이 부는 바람을 맞으러 가자.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픈 바람을 누구든 갖고 있을지 모른다." 이 문장에서 앞의 바람(風)과 뒤의 바람(希)과 같이 '바람'을 부득이 문맥에서 구별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바라다'와 '바래다'와는 좀 다르지만 '나무라다'와 '나무래다', '지루하다'와 '지리하다'도 혼동하는 것을 가끔 볼 수 있다. "자식 그러는 걸 보고 나무랜다고 둘이서 술 사놓고 자식 나무래다 둘이 다 술이 취해서…." "보상 문제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데 군청은 자연재해를, 유족과 부상자들은 인재를 각각 주장하며 맞서고 있어 지리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에 나오는 '나무랜다고' '나무래다'와 '지리한'은 '나무란다고''나무라다' '지루한'을 잘못 쓴 것이다.
'-구료→구려' '깍정이→깍쟁이' '나무래다→나무라다' '미싯가루→미숫가루' '바래다 →바라다(希)' '상치→상추' '주착→주책' '지리하다→지루하다' '허드래→허드레' '호루루기→호루라기'와 같이 "모음의 발음 변화를 인정하여 발음이 바뀌어 굳어진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고 한글표준어 11항에 규정돼 있다.
"인생에는 하나의 길만 있는 게 아닙니다. 인생의 길은 다양합니다. 다양하지 않으면 인생이 아닙니다. 생각한 대로 되는 게 인생이지만, 생각한 대로 되지 않는 것도 인생입니다. 꿈의 크기가 삶의 크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때로는 꿈의 크기를 수정하거나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 인생에 힘이 되어 준 한마디'(정호승)라는 책에서 닫힌 문을 너무 오랫동안 쳐다보고 있으면 열려 있는 등 뒤의 문을 보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살아가면서 자신의 '바람'을 '바람'에 날려 보내야 할 결단이 필요할 때 여러분은 어떻게 대처하는지요.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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