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국회에서 응집력을 보여준 한나라당이 3월 또다시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귀국, 당협위원장 교체 문제 등 계파 간 갈등을 부추길 소재가 이달에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의 귀국 일시에 대해 "3월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최고위원과 측근들은 "조용히 지내겠다" "싸울 일 없다"며 세간의 관측과는 달라진 이재오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던지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에서는 '주변에서 가만히 놔두겠느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초 친이재오계 의원 30여명으로 구성된 '함께 내일로'가 대규모 세 과시를 한바 있고, 원희룡 전 최고위원도 "이명박 정부 집권의 일등공신에 걸맞은 일을 해야 한다"며 역할론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친박근혜계인 구상찬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의 귀국이 계파 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으로 비쳐지면 국가의 큰 불행이 될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원외 당협위원장을 현역으로 교체하는 문제도 분란의 소지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협위원장을 겸직하지 않은 의원들은 현당협위원장 임기말인 4월 12일을 전후해 자신들로 교체하라고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박희태 대표와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순리대로 풀어가겠다"며 이들을 달래고 있지만, 원외위원장들은 튈 준비를 마친 상태다.
계파 갈등은 아니지만 추가경정안 규모를 놓고도 여권 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재정 지출을 통한 경기 부양을 위해 여권 지도부는 사상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는 30조원의 '슈퍼 추경'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여권의 'Mr 쓴소리'로 불리는 이한구 예결위원장이 "재정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돈을 풀어야 한다는 접근은 비과학적이고 무책임한 것"이라고 '슈퍼 추경'에 반대하고 있어 당 지도부는 이래저래 골치를 앓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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