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너무 쉽게 바뀌는 대구 취수점 이전지

대구 상수도 취수점 이전 추진 대상지가 또 바뀔 모양이다. 지난 6일 오전 열린 한나라당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드러난 가능성이다. 새로 지목된 곳은 구미시 선산읍 구간이다. 여당 요청에 따라 정부 부처가 적지라고 판단'통보해 온 지점이라 했다.

이렇게 되면 대구 취수점 이전 대상지는 벌써 세 차례나 바뀌는 것이다. 처음 해평면 구간으로 상정하다가, 급작스레 안동댐으로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가더니, 다시 선산읍 구간으로 한참 내려온 것이다. 현재 취수점을 기준으로 본다면 각각 상류 43㎞, 171㎞, 60㎞ 지점들이다.

'窮卽變 變卽通'(궁즉변 변즉통)이란 말이 있으니 이해할 면도 있다. 워낙 중대한 사업이다 보니 보다 나은 데로 지점을 바꿔가며 탐색해 보는 것도 필요할 터다. 더욱이 마지막 선산 지점은 새 민원 발생 여지가 적고 이미 보를 설치키로 한 곳이기도 해 훨씬 유리하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 변동 과정은 암중모색이어야지 떠벌려 될 일이 아니다. 어마어마한 대사업의 방향이 불과 2주일 사이에 내놓고 뒤집혀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대구시장은 한나라당 지도부가 안동댐 이전을 확정해 줬다고 소개했는데 정작 당사자들은 단칼에 부적격지라고 내쳐 버렸으니 무슨 변고인지 모르겠다. 경망스럽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아마추어 수준인 여당과 대구시 지도부 태도가 걱정스럽다. 이래서는 지역 주민들만 갈등하고 지쳐갈 뿐이다.

수많은 유역 주민들의 이해가 엇갈리고 많게는 1조2천억 원이나 든다는 거대사업이면 그에 걸맞은 기술적 전문적 진단부터 선행시키는 진중함이 필요하다. 지금 같이 왔다갔다해서는 행정의 신뢰성만 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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