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가 시작됐다. 학생들은 공부를 잘해 보려는 의욕이 어느 때보다 샘솟고, 학부모들의 기대 또한 크다. 하지만 무리해선 안 된다. 무리는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학습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 공부는 습관이며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초·중학교 때 시행착오를 거쳐 자기 주도적 학습습관을 미리 확립해야 학년이 올라갈수록 보다 쉽게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공부를 잘할 수 있다.
많은 학부모들은 자녀가 고교생이 되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고3 때 과외공부를 하고 새로운 학습 방법을 찾는다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초·중학교 때의 기초 학력과 학습습관이 고교생활 전반은 물론 대학입시의 승패까지 좌우한다.
◆아침은 꼭 먹자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꼭 알아야 할 점은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이다. 아침을 거르면 오전에는 몽롱한 상태여서 집중이 어렵고 점심 때는 폭식을 하는 경향이 있다. 점심에 폭식을 하면 오후에 졸음을 견디기 어렵다.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식사를 못하면 학교에 가서라도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 주는 것이 좋다. 아침식사를 하는 학생이 일반적으로 성적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많다.
◆충분한 수면과 휴식
밤늦게 자고 낮에 조는 야행성 학생들 상당수가 학업 성취도가 낮고 성적 상향이 느린 경향이 있다. 이런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집중해서 듣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기초가 약한 상태로 머무르기 쉽다. 야행성 습관은 만성피로로 발전하기 쉽고 결국은 학습의욕을 상실하게 한다. '4당5락'이란 말이 있다.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터무니없는 말은 없다. 필요한 수면 양은 개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낮 시간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면 하루 평균 6시간 이상 자야 한다. 수면 부족은 생활을 짜증스럽게 하고 학습 생산성을 떨어뜨려 무기력증, 의욕 상실증, 두통 등과 같은 정신적, 신체적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초등학교 때부터 낮 시간에 집중해 공부하고 밤에 푹 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어릴 때 건강한 생활습관을 확립하지 않으면 나중에 고치기 매우 힘이 든다.
◆학습계획
학기 초에 너무 욕심을 내서 실천 불가능한 계획을 세웠다가 며칠 지나지 않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다.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반드시 달성하는 생활습관을 초·중학교 때에 들여야 한다. 스스로 세운 계획에 대한 성취감은 피로를 잊게 하며 자신감의 원천이 된다. 학습계획은 1주일 단위로 세우는 것이 좋다. 주말에 스스로 평가해 부족한 부분은 보충하고 계획대로 실천하고 푹 쉬는 여유를 가지면 생활이 즐겁고 활력이 유지된다. 자기주도형 학습습관은 계획의 수립과 실천, 그에 따른 평가를 학생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확립된다.
◆자기주도적 학습
요즘 학생들은 일정 분량의 학습량을 단숨에 독파하는 능력이 과거보다 많이 떨어졌다. 과거에는 우수한 학생들 대부분이 일단 책을 손에 잡으면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반드시 끝을 보는 습관을 갖고 있었다. 학교수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거의 대부분 일정을 혼자 관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리 우수한 학생이라도 학습의 상당 부분을 남으로부터 도움 받고 관리 받는다. 과목마다 공부하는 요일과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학원이나 과외 선생님이 정해 놓은 분량만큼만 따라가는 것이 습관이 돼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런 생활에 익숙하다 보니 무엇을 혼자 계획하고 실천한다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 학원이나 과외를 시작하기 전에 그 학원의 교육과정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공부하게 하는가를 알아봐야 한다.
◆예습의 힘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공부는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모 세대의 학창시절까지만 해도 복습 위주의 학습이 그런대로 효과가 있었다. 전후 맥락의 이해 없이 단편적인 지식을 무조건 암기하기만 해도 맞힐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내신 성적도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그대로 혹은 약간만 응용해 다시 묻는 문제가 많았다. 따라서 배운 것을 기계적으로 열심히 외우면 어느 정도까지는 학습량에 비례해 좋은 점수가 나온다. 하지만 대입수능시험에는 지식 자체보다는 종합적인 이해력, 추론능력, 상상력, 응용력, 주어진 자료의 분석과 결론 도출 능력 등과 같은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다. 따라서 복습 위주의 학습으로는 결코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수능시험에서는 예습 위주의 학습이 훨씬 생산적이다. 예습을 하고 수업을 들으면 학습의 생산성이 극대화된다. 예습습관은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해 중학 과정에서 생활화, 습관화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많은 학생들이 예습이란 내일 공부할 내용과 문제의 답을 혼자 힘으로 미리 알아야 하는 힘겨운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 때문에 예습이 두렵고 힘이 든다. 하지만 예습은 공부할 내용과 답을 미리 아는 과정이 아니다. 학습할 내용을 미리 접해보고 자신이 잘 모르는 부분에 밑줄을 치는 작업, 즉 배울 내용에 대해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이다. 문제 제기가 된 상태에서 수업을 들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집중력과 이해도가 훨씬 높아진다. 선생님께 질문하고 토론할 기회도 많아짐은 물론이다. 또 미리 고민했기 때문에 그 내용을 더욱 오래 기억할 수 있다. 예습을 통해 문제 해결 방법을 먼저 생각해 보는 습관이 형성되면 새로운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능력과 자신감이 생긴다. 예습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은 과목당 5분씩만 투자하는 습관을 갖도록 도와주자. 하루 30분에서 1시간 정도면 내일 배울 전 과목 내용을 미리 한 번 읽어볼 수 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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