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 한국에서 서양 그림에 대한 인식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야외에서 서양화 스케치를 하는 사람은 엿장수나 담배장수로 오인받기도 했다.
1886년 오늘 태어난 춘곡(春谷) 고희동은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이다. 그는 13세에 서울 관립 한성법어학교에서 4년 동안 프랑스어와 근대학문을 배운 뒤 궁내부에서 행정관리로 일했다. 그는 프랑스어를 가르쳤던 레미옹 선생이 초상화를 그리는 것을 보고 처음 서양미술을 접했다. 그 무렵 심전 안중식과 소림 조석진 문하에서 동양화를 배우기도 했다.
1909년 일본으로 유학, 한국인 최초로 도쿄미술학교에 입학해 1915년 졸업했다. 춘곡이 유학시절 그린 '자화상'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유화로 평가받고 있다. 도쿄미술학교를 졸업하고 귀국한 뒤 서양화를 가르쳤는데, 그 무렵 국내에서 '미술'이란 용어가 처음 생겨났다. 춘곡은 1920년대 갑자기 동양화가로 변신해 작품활동 보다 국내 화단의 기틀을 잡는데 힘을 쏟았다. 국내 첫 미술단체 '서화협회' 결성, 최초의 미술지 '서화협회보' 발간 등에 직접 관여했다. 예술원 종신회원, 참의원 초대의원을 역임했다. 김병구 사회2부 차장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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