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김현희의 전쟁

조갑제 지음/ 조갑제닷컴 펴냄

1987년 11월 29일, 김정일의 지령을 받은 김승일과 김현희가 바그다드발 서울행 대한항공 858편 보잉 747기를 공중 폭파시켜 115명을 죽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붙잡힌 김현희는 북한 공작원으로 밝혀졌다. 그 사건으로 북한은 테러 지원국 명단에 올라 국제 사회에서 고립됐다. 그러나 2003년 11월부터 느닷없이 김현희는 가짜로 몰리기 시작했다. 기자들, 성직자들, 방송사들, 일부 유가족들이 다른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 책은 1989년 김현희를 취재했던 조갑제 기자가 2009년 두 아이의 엄마가 된 그녀를 다시 만나 취재한 기록을 담고 있다. 김현희는 이 책에서 '좌파 정권' 시절 국정원, 방송, 홍위병 세력들에 의해 융단 폭격을 맞은 이야기를 털어놓고 있다. 김현희는 이렇게 말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진짜가 가짜가 되고, 가짜가 진짜로 바뀌고, 옛날 동료가 등에 비수를 꽂았다. 나는 좌파 정권 하에서 인민재판 당했다. 재판부에서 3심, 국정원에서 4심, 지금은 진실화해위에서 5심을 받고 있다. 북한도 이런 꼼수를 쓰지는 않았다."

지은이 조갑제씨는 김현희 사건뿐만 아니라 아웅산 묘소 폭탄 사건에 대해서도 우리 고등학교 교과서는 "누가 범인이고 누가 피해자인지 알 수 없이 묘사한다. 교과서는 마치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것처럼 쓰고 있다. 고교생들은 이 글을 읽고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고 묻고 있다. 당시 아웅산 폭파 사건과 대한항공기 폭발 사건에 대해 (주)천재교육의 교과서는 이렇게 쓰고 있다. -아래는 이 책 10쪽에 기록된 내용-

'남'북한의 관계는 1983년 10월 전두환 대통령이 미얀마를 방문하였을 때, 수도 랭군에 있는 아웅산 묘소에서 폭탄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되었다. 이 폭발 사고로 각료를 포함한 17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당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1987년 대통령 선거 직전에 있었던 대한항공기 폭발사건 역시 남'북한 사이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224쪽, 1만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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