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C&우방 워크아웃 '난항'

가닥을 잡아가던 C&우방의 워크아웃 진행이 임병석 현 대표의 거취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임병석 대표가 채권단에서 요구한 '경영권 포기각서' 제출을 거부하면서 워크아웃 협의의 구심점이 흔들리고 있는데다 주요 채권기관 중 하나인 대한주택보증이 채권 탕감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하고 있는 탓이다.

채권단 관계자들은 "채권기관에서 신규 자금 지원 등을 골자로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도출했지만 전제 조건인 임 대표의 거취 표명이 없고 이로 인해 대한주택보증과의 협상도 원론적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며 "워크 아웃 결정 시한(4월 3일)이 얼마남지 않은 시점에서 뜻하지 않은 경영권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채권금융기관이 당초 제시한 경영권 포기각서 제출 시한은 지난달 25일이지만 임 대표는 현재 사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문제는 임 대표의 사퇴 여부가 우방의 워크아웃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

경영부실의 책임이 있는 임 대표가 채권 기관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경영권을 유지하는 자체가 워크아웃 판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다 우방 회생을 위한 여론 조성에 부담이 되고 있는 까닭이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임 대표가 M&A를 통해 우방을 인수한 뒤 몇년만에 회사가 부실화됐으므로 임 대표 체제에서 워크아웃 협상을 진행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며 "우방에 대한 지역 정서는 우호적이지만 임 대표에 대해서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방 내부에서도 "워크아웃 성사를 위해서는 대구시와 지역 정치권의 도움이 필수적이지만 임 대표가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워크아웃 신청 시기를 놓쳐 회사 부실을 키운데다 지난해 12월 워크아웃 신청 직전 전 대표를 사퇴시키고 대표로 취임하는 등 회사보다는 경영권 유지에만 집착하고 있다"며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는 10일부터 직원 동의서를 받아 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집단 행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은 6개월째 임금 체불 상태에서 회생을 위해 고통을 감수하고 있지만 오히려 경영 부실 책임이 있는 대표가 사적인 이익만 추구하고 있다"며 "사퇴 압박을 위해 가능한한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 외에 대한주택보증이 채권단이 마련한 정상화 방안 중 채권 탕감 부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워크아웃 진행에 또다른 걸림돌이 되고 있다.

채권단은 대한주택보증 채권 2천800억원 중 57%를 상환하고 나머지 43% 부분에 대해서는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대한주택보증은 43% 채권 회수방안이 불투명, 수용이 쉽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

채권단 관계자는 "한달동안 진행된 대한주택보증과의 협상이 진전이 없는 것도 우방 내부에 구심점이 없고 지역 사회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때문"이라며 "정치권과 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경영진 사퇴와 함께 지역에서 인정받는 새로운 인물이 우방 회생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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