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대구시는 올해부터 택시요금을 20% 안팎으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인상 기미가 없다. 속사정을 알아본다.
◆요금 인상 미뤄왔지만…
지금까지 대구시는 요금 인상을 계속 미뤄왔다. 지난해 말부터 택시업계의 인상 요구가 빗발쳤지만 시는 이런저런 사정을 들어 시간을 끌어왔다.
하지만 대구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이달 중 물가대책위원회 심의에서 인상폭을 확정, 다음달부터 올려주기로 했다. 인상폭은 20% 안팎이다. 대구시는 2006년 2월 요금 인상 이후 LPG 가격이 44% 인상되는 등 연료비만 10% 이상 인상 요인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물가대책위에 택시요금 16% 인상안을 올려놓고 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지난해 택시업계는 현재 기본요금 1천800원에 거리 159m, 시간 38초당 100원씩 추가되는 요금을 31.46% 인상해 달라고 했지만 그대로 들어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택시업계는 찬반 엇갈려
대구 택시업계는 "시가 택시요금 인상 방침을 정해놓고 계속 질질 끄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북은 물론 다른 시도는 이미 택시요금을 올렸는데 대구시만 늦추고 있다는 것이다. 경북도는 2일 대중교통발전위원회를 열어 경북지역의 택시요금을 20.13% 인상키로 했다. 부산시와 울산시는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20.46%, 20.41% 인상된 2천200원을 기본 요금으로 책정했다. 대전시도 지난해 11월 기본요금을 1천800원에서 2천300원으로 27.77% 인상했다.
대구택시운송조합 김진명 전무는 "택시요금 인상이 2, 3년마다 이뤄지다 보니 물가인상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택시요금 인상은 다른 시도에 비해 늦은 편인 만큼 하루라도 빨리 인상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택시요금 인상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직장인 이미정(27·여)씨는 "택시업계가 힘들다고 하지만 살림살이가 팍팍한 지금 꼭 올려야 하느냐"며 반대했다.
택시 사업자와는 달리 택시 기사들은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요금이 인상되면 손님 태우기가 더욱 어려워져 사납금을 어떻게 메워야 할지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이들은 "기본요금이 인상될 때마다 손님이 20, 30% 정도 줄어 어려움이 더 많았다"고 했다. 10년째 개인택시를 몰고 있는 전모(59)씨는 "기본요금을 올리면 연료값은 보충되지만 손님이 눈에 띌 정도로 준다"며 "차라리 LPG요금 인하, 1천㏄급 경차택시 도입 등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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