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올들어 대구의 자영업자 수는 29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1998년 IMF이후 10년 만이다. 경북도 45만1천명으로 98년 IMF 이후 가장 낮게 떨어졌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대구의 자영업자는 28만8천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천명이 감소했다. 자영업자의 몰락은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맞물려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지난해 12월말 대구의 자영업자 수는 29만5천명으로 2007년에 비해 1년만에 1만5천명이 줄었다.
경북의 경우도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는 45만1천명으로, 1998년 44만6천명 이후 10년만에 가장 적었다. 특히 올 1월에는 자영업자가 43만명으로 줄면서 한 달만에 2만1천명이 가게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규모 자본으로 종업원을 두지 않고 혼자 가게를 꾸려가는 '나홀로' 자영업자들의 몰락이 두드러졌다.
대구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 '나홀로' 자영업자는 20만4천명으로 1997년(18만9천명)이후 가장 적었다. 경북은 1997년 40만9천명에서 2006년 41만1천명으로 해마다 꾸준히 늘었지만 지난해 38만4천명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나홀로' 자영업은 서민을 상대로 하는 식당, 미용실, 세탁소, 구멍가게 등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서민경제 붕괴의 위기감마저 커지고 있다.
계명대 벤처창업보육센터 김영문 교수(경영정보학과)는 "소규모 자영업은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해 불황의 직격탄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며 "외환위기 이후 실직자들이 창업에 나서면서 꾸준히 증가하던 자영업자 수가 최근 크게 준 것은 그만큼 서민 가계가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했다.
특히 이번 불황은 세계 경제와 맞물려 언제 벗어날 수 있을지 예측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자영업자들의 고민을 더해주고 있다.
김경숙 대구소상공인지원센터장은 "IMF때는 국내기업이나 금융기관의 부실로 빚어져 환차익이나 금리인상 등으로 돈 있는 사람들의 소비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등이 함께 어려움을 겪는데다 소비될 만한 자금마저 펀드나 부동산에 묶여있어 더욱 답답한 상황"이라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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