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8시 20분쯤 대구 남구 대명9동 한 빌라 2층에서 '꽝' 하는 폭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화인은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화재는 소방관들에 의해 10여분 만에 진압됐지만 집안에 있던 권모(12)양이 주검으로 발견됐다. 청바지에 흰 티셔츠 차림이었다. 권양은 혼자 등교 준비를 하던 참이었다.
함께 살고 있는 외할머니 권모(65)씨는 이날 새벽 성주의 하우스 작업장으로 떠났다. 언니(17)도 권양을 깨워 아침밥을 먹이고는 일찍 등교하고 없었다. 고교 3학년 나이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제때 진학하지 못해 중학교 3학년인 언니였지만 동생을 보살피고 아끼는 마음은 누구 못지 않았다. 언니는 "어떻게 이런 일이…"라며 "아침에 더 자려는 동생을 흔들어 깨운 게 마지막이 될줄 몰랐다"고 흐느꼈다.
권양의 부모는 이혼했다. 엄마 최모씨는 얼마 전 돈을 벌겠다며 두 자매를 두고 중국으로 들어갔다. 가족을 먹여 살리겠다며 아파트를 처분해 경비를 마련했다. 그러나 벌이는 시원치 않았다.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9만원을 내는 빌라는 월세가 3개월이나 밀려 있다. 딸의 사망 소식을 접한 최씨는 12일쯤 귀국할 예정이다.
권양 아버지(51)도 "예쁜 딸이었지만 해준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택시를 몰지만 수입이 변변찮아 생활비도 못 대 준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이웃들은 권양이 어려운 가정 환경인데도 늘 웃음을 잃지 않았다고 했다. 권양은 그렇게 짧은 생을 마감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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