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맞은 대학가에 신입생 영어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유례없는 '취업난' 시대를 맞아 신입생 때부터 취업준비에 필수적인 영어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지역대학들이 앞다퉈 신입생 영어교육에 나서고 있는 것. 과거 대학들이 외국어교육원 등을 통해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외국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한 것과 달리 신입생 대상 특별강좌를 개설하거나 토익이나 토플 등 기업이 요구하는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맞춤형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또 성적 우수자에게는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신입생들의 학구열을 돋우고 있다.
경북대는 '신입생을 위한 영어 특별 토익 및 말하기 강좌'를 이달부터 5개월 동안 진행한다. 초·중·고급반 등 단계별로 실시되며 출석률, 성적향상률 등을 엄격히 관리한다. 또 우수학생을 선발해 특전을 제공한다.
영남대도 신입생 900여명을 대상으로 '토익 스피킹 집중'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대학 측은 1년 뒤 토익 700점, 토익스피킹 170점을 목표로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무료 제공하고 분기별 성적 상위 10%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최근 신입생 5천여명을 대상으로 토익시험을 실시한 계명대는 입학과 동시에 토익시험을 의무화했다. 또 아카데미 잉글리쉬, 커뮤니케이션 잉글리쉬 등 영어강좌 2개 과목을 신설하고 의무수강토록 했다.
대구가톨릭대는 아예 학사일정을 대폭 손질했다. '글로벌 교양'이라는 영역을 별도로 마련, 굳이 학원을 다니지 않고 교양강좌만 수강하더라도 영어실력을 일정수준까지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또 입학 때 등록된 수능 외국어 실력에 따라 9등급으로 나눠 자신의 실력에 맞는 강좌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취업에 도움되는 '실용영어' 능력을 높이기 위해 단계별 특별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한 대구대는 출석률이 높은 학생에게 다음 학기 수강료를 전액 지원하는 특전을 마련했다.
경일대는 영어교육 강화를 위해 인터내셔널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또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70여개의 영어강좌를 개설했으며 이들 강좌에 투입되는 원어민 교수만 23명에 이른다. 인터내셔널라운지에서는 영어로만 대화해야 하며 영화와 위성방송을 볼 수 있다. 또 간단한 음료와 함께 놀이와 문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를 체득하도록 하고 있다. 대구한의대는 경산캠퍼스 학술정보관에 외국인 강사가 상주하는 'English Zone'을 만들어 신입생들의 실용영어 향상을 돕고 있다.
각 대학의 영어교육 프로그램은 신입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학원보다 수강료가 싼데다 교육과정이 체계적이기 때문이다. '신입생을 위한 토익스피킹 집중과정'에 등록한 영남대 기계공학부 1학년 한경탁(19)군은 "외국어 시험점수가 아무리 높아도 회화는 단 1분도 채 못하고 주저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대학 1학년 때부터 시간을 조금씩 투자해 말하기를 체계적으로 연습하면, 졸업할 때쯤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며 기대했다. 경일대 인터내셔널 라운지를 자주 이용하고 있다는 김창희(19·전자정보통신공학부)군은 "영어로만 대화해야 한다고 해서 잔뜩 겁먹었는데 재미있는 마술이나 영화 같은 재밌는 소재와 관련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쉽게 영어를 익히고 있다"며 "자칫 유흥과 오락으로 시간을 낭비하기 쉬운 첫 대학생활을 미래를 설계하는 데 보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이 신규 사원 채용 때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 말하기 능력을 요구하고 있어 신입생에 대한 영어 집중교육의 필요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입학한 학생들에게 알찬 정보를 제공해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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