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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도심 재창조] 디자인·아이디어 부문 수상작

매일신문사가 지난달 '시민 여러분이 만들고 싶은 대구 도심은 어떤 모습입니까?'라는 주제로 진행한 공모전에서 아이디어와 디자인 부문에는 200여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전국에서 대구 도심재창조에 대해 참신하고 기발한 발상과 디자인을 보내왔으며 상당수는 심사위원들의 탄성을 자아낼 만큼 높은 수준을 보였다. 두 분야 수상작과 내용을 소개한다.

특별취재팀 김재경·서상현기자 사진·이채근기자

◆ 디자인 부문

RAPID CONTEXTUL DESIGN 강동영, 김도운, 박현철, 윤성민 作

남성로는 약전골목과 제일교회 등 대구의 역사를 보여주는 소중한 거리이지만 의미가 잊혀지고 낙후돼 우리의 기억 속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특히 남성로의 심장 부분인 제일교회 일대는 현재 한약도매시장, 전시관 등과 불편한 동거를 하면서 특성을 잃었다.

이 지역의 역사적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다양한 활동과 체험의 공간으로 재정비해 대구의 랜드마크적인 지역으로 만드는 방안을 연구했다. 우선 한약도매시장 등 일부 어울리지 않는 대형 건물들을 들어낸 뒤 전시장, 체험장 등 기능에 따라 소규모 건물로 배치한다.

건물들은 한국의 전통과 대구의 역사를 담을 수 있도록 짓되 읍성의 흔적을 되살리는 디자인으로 외관을 조성한다. 건물 배치 역시 대구 도심 골목의 전형적인 패턴을 조사, 반영한다. 원형 광장을 만들어 한약재도매시장 기능을 부여하되 상시적인 축제와 이벤트의 공간으로 만들어간다. 이를 통해 약전골목을 되살리고 일대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Moving pixcel when it is windy 이동욱, 임종혁 作

버스정류장은 단순히 버스를 기다리는 장소성으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도시 속 하나의 풍경으로 인식된다. 이벤트가 일어나고 문화적 콘텐츠가 제공되는 장소로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선 디자인은 유선형의 곡선과 3차원적인 물결 이미지를 담아 삭막한 도시공간에 여유를 제공한다.

또 바람이 불거나 시민들이 접촉했을 때 시시각각 모양과 패턴이 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태극기의 기본 4색인 빨강, 파랑, 검정, 하얀색을 중심으로 우연적인 이미지부터 의도된 이미지까지 다양하게 표현한다.

look back over the past 오태호, 이재근, 장선경 作

반월당역에서 북쪽으로 반경 800m 이내의 지역은 근대 문화요소와 편리한 교통에도 불구하고 활기가 떨어진다. 이곳을 되살리기 위해 3·1만세운동길과 진골목, 약전골목의 디자인을 역사와 문화, 이야기 등으로 구성하고 터널갤러리, 등나무길, 쌈지공원 등으로 녹지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새로운 랜드마크를 조성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해 통행량을 늘린다. 골목지킴이 등을 조직해 주민들의 애착심을 키우고 자발적 관리와 참여를 유도한다.

◆ 아이디어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플레잉 그라운드 대구'(이종수, 김지아, 이호준, 조진화 作)는 자발적인 시민 참여로 이루어지는 공연문화를 통해 도심을 재창조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사업의 필요성에서부터 기대효과까지 꼼꼼하게 분석해 아이디어를 넘어 전문 기획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공연문화거리는 ▷중앙치안센터~대구백화점~한일극장으로 이어지는 젊음과 패기의 거리 ▷대구백화점~동성6길~2·28기념공원으로 이어지는 추억과 향수의 거리 ▷구심점 역할을 하는 중앙분수대 자리의 노천카페 ▷중앙로 지하철역의 유휴공간을 이용한 언더그라운드 등으로 나누었다. 거리별로 연령층에 맞게 마임, 마술, 밴드, 색소폰, 하모니카, 연극 등을 공연한다. 공연은 시민 문화동아리들의 참가 신청을 받아 전문가 평가를 거쳐 체계적으로 준비, 홍보해 진행한다. 공연장에 기업 이름 부여, 공연장 광고를 통한 수익 창출 등의 자금 유치 방안도 제시했다.

'문화도시'라는 작품으로 장려상을 받은 김보람씨는 대구 도심의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해 3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도심에서 보물 같은 장소들을 발굴해 대중교통, 아파트 게시판, 은행 등을 통해 홍보하는 방안, 문화블로거나 문화기자 등을 통해 시민 참여를 높이는 방안, 건물이나 벽에 그림을 그리고 공원에서 주기적으로 전시회를 여는 방안 등이다.

'도시경관 기록보존 프로젝트'라는 작품을 제출해 장려상을 수상한 전리해씨의 아이디어도 돋보였다. 카메라를 가진 시민 100명을 모집해 자전거를 빌려주고 도시 곳곳의 숨은 경관들을 사진으로 기록하게 한 뒤 전시회를 개최하자는 것이었다. 골목길의 사람들, 재래시장의 일상들, 근현대 건축물, 오래된 흔적 등을 통해 도시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기회를 만들자는 내용이다.

아쉽게 가작을 받은 작품들의 아이디어도 신선했다. 전율아씨는 대구시내 골목과 시장에 숨은 장인들을 발굴해 곳곳에 장인 거리를 조성하고 스토리를 만드는 방안을 외국 사례와 비교하며 제안했고, 심나연씨는 삼성상회와 이건희 생가 등을 활용해 대구를 세계적 문화관광지로 만드는 방법을 제시했다.

안도영씨는 건물들이 헐려서 생긴 곳곳의 빈 공간을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이야기를 담고 이를 연결해 대구 도심의 정체성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고은설씨는 대구 골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지도를 만들고 골목 미로 찾기 대회 등을 통해 도심 골목을 특성화하는 방안을 만들었다. 성희경씨는 가로수 숲길 공원 만들기, 도심에 실개천과 습지 조성, 옥상공원 활성화, 시민 내 나무 갖기 운동 등을 통해 에코도시 대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어린이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은 박상근군은 대구 도심을 어린이 천국으로 만들자고 했다. ▷거리별로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일제침략기 등에 맞게 꾸미고 당시와 비슷한 건물, 복장, 음식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 ▷도깨비 수레나 말을 타고 다니는 동화길 만들기 ▷어린이 전용 빌딩 건설 등을 세부적으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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