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기농]유기농·친환경제품

좀 비싸도 손이가요 내아이가 먹을 거니까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으로 많은 주부들이 유기농산물을 찾고 있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 비염, 천식 등 환경성 질환자가 늘어나면서 유기농산물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일반 농산물보다 비싸지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이 2002~2007년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요 환경성 질환자가 2002년 552만명에서 2007년 714만명으로 29.3% 증가했다. 알레르기 비염 진료환자는 2002년 294만명이었으나 2007년에는 50.7% 증가한 443만명으로 조사됐다. 천식 진료환자도 2002년 203만명에서 2007년에는 239만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환경적 특성에 민감하고 면역력이 약한 9세 이하 어린이들이 타 연령층에 비해 진료환자수가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2007년 알레르기 비염 전체 진료환자 중 9세 이하 아동이 21.2%(94만1천명)를 차지한 반면 10대와 30대는 각각 16.7%(73만9천명)와 17.3%(76만7천명)였다. 아토피 피부염과 천식 진료환자 가운데 9세 이하 어린이 비율은 각각 53.4%(60만명), 41.5%(99만1천명)로 조사됐다.

주부 김경희(40)씨는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이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지만 유기농산물로 식탁을 차린다. 인공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만 먹어도 아이의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다. 그는 잔류 농약 피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점을 유기농산물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그러면 유기농산물의 영양적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1997년 부산대 김치연구소 연구 결과 유기농으로 재배한 배추는 섬유소와 비타민C, 카로티노이드 등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 일반 배추에 비해 두 배가량 많았다.

2007년 발표된 한 자료에 따르면 쌀과 케일'신선초'상추'파'감귤 등을 대상으로 유기농산물과 일반 농산물의 영양 및 기능성분 차이를 분석한 결과 케일과 상추 유기농산물의 비타민C 함유량은 일반 농산물의 2배 이상, 그 외 성분들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해 7월 엘리슨 미첼 미국 캘리포니아대 식품화학 교수는 논문을 통해 유기농 토마토와 일반 토마토의 케르세틴'켐페롤(플라브노이드'항산화성 물질) 함량을 분석한 결과, 유기농 토마토에 월등히 많은 케르세틴과 켐페롤이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플라브노이드는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몇년 전 유럽연합(EU)으로부터 예산을 지원 받아 유기농 식품연구를 한 카를로 르퍼트 박사는 유기농 식품의 경우 노화방지제(안티 옥시던트)가 일반 식품보다 40%가량 많이 검출됐으며 유기농 식품을 섭취한 소에서 나온 우유의 노화방지제 수준은 일반 소들보다 최고 90%까지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2005년 미국 워싱톤대'에어리대'미연방 연구소 등은 미국 시애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농산물을 통한 농약 섭취 변화를 조사한 결과, 친환경농산물을 먹는 것이 농약 흡수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유기농산물이 병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등 과잉 기대는 곤란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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