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 재무진단] 은퇴 후 전원주택 샀는데, 財테크는…

Q. 우리나라 사람들은 좋은 아파트에 살기 위해 한평생을 바칩니다. 그래서 아파트값이 너무 많이 올랐습니다.

은퇴를 하고도 고가의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요즘 같은 초저금리시대에 은퇴자들의 돈이 말라가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이번 주에는 '집을 바꾼'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은퇴 후 전원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는 정하봉(63·가명)씨 이야기입니다. 그는 전원주택 생활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고 합니다. 집을 바꾸고 난 뒤의 여윳돈으로 투자도 하고 싶다고 합니다. 그는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야할까요?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삼성증권과 함께 고민해봤습니다.

A.

◆은퇴 후 도심 근교에서의 전원생활

우리나라도 고령화가 빠르게 진척되면서 은퇴 후 주거패턴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특히 베이비 부머들이 본격적으로 은퇴하기 시작하면 전원주택에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은 대도시 인근이면서 자연경관이 좋은 곳을 중심으로 전원주택단지가 본격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편이지만 대구지역은 아직 본격적인 개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은퇴를 앞둔 사람들이 꾸준히 관심을 가지면서 대구 인근에도 적지 않은 전원주택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공무원 생활을 하다 정년 퇴직한 정씨는 자녀들이 모두 결혼을 하면서 오랜 꿈을 실현, 청도군 각북면에 전원주택을 마련했다. 정씨의 퇴직금은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받아 매월 280만원이다. 부인의 퇴직금에다 그동안 부부가 저축한 돈으로 5년 전에 구입해 둔 땅에 목조주택을 지었다. 건축비는 약 3억원 정도 들어갔다. 정씨는 전원생활을 하면서 상당히 만족해하고 있는 편이다. 그래서 정기예금에 묶어둔 4억원 중 일부를 전원주택 개발 예정지에 투자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전원주택지 투자도 고려해 볼만하다

정기예금 금리가 주저앉으면서 정씨도 돈을 굴리는데 고민이 많다. 정씨의 경우 매월 받는 연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도 남는다. 따라서 정기예금에 가입되어 있는 돈은 장기간 굴릴 수 있어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볼까 고려 중이다.

정씨는 전원주택에 실제 거주하므로 주변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편이다. 따라서 자신의 주택 인근이 전원주택지로 투자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을 하고 검토를 요청해왔다. 우선 4억원을 모두 전원주택지에 투자하기보다는 2억원은 부동산에 투자를 하고 나머지 2억원은 금융자산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투자가 유망하더라도 4억원 모두를 부동산에 투자를 하면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원주택지에 투자를 할 경우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도심과의 거리다. 도심에서 30분에서 1시간내의 거리에 있어야 생활여건에 큰 불편함이 없고, 만약 처분시에도 환금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전원주택은 대지가 661.16m²(200평)~991.74m²(300평)은 되어야 하므로 땅값이 너무 높아서도 안된다. 농지전용 및 토목공사 비용과 건축비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씨가 투자대상으로 생각중인 땅은 3.3m²(1평)당 25만원(㎡당 7만5천원)으로 2천644.64m²(약 800평) 정도 구입할 수 있다. 주변 환경도 고려해야 하는데 예를 들면 인근에 공장 내지 축사 등의 건축이 예상되는지도 잘 따져봐야 한다. 정씨의 투자대상 전원주택지는 대구 도심에서 40분 거리에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 경관도 뛰어나 투자하기에 크게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자산도 너무 보수적으로 굴리지 말아야

정씨가 전원주택지에 2억원을 투자하면 전체 자산 중에서 부동산 비중이 75%에 달한다. 따라서 나머지 돈은 부동산으로 굴리기보다는 금융자산으로 굴려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할 것을 권한다. 금융자산도 정기예금만 고집하기보다는 투자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 물론 연금을 받고 있어 생활비 충당에는 문제가 없지만 평균수명 연장으로 노후생활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물가상승률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을 감안하면 자산증식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보수적으로 운용하더라도 정기예금에 1억원, 채권형펀드에 5천만원, 주식형펀드에 5천만원으로 배분할 것을 권한다. 주식형펀드는 미국의 금융위기로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오히려 투자를 시작하는 경우에는 좋은 기회일 수 있다. 5천만원을 한꺼번에 투자하지 말고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따라 나눠 투자를 한 뒤 장기투자를 한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고가의 아파트를 처분해 전원주택지로 옮긴 뒤 여윳돈을 운용하려는 은퇴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전원주택으로 가는데도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 제공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

재무진단 받기를 원하는 독자는 053)242-3388로 전화하셔서 예약을 하거나 gofp119@hanmail.net으로 연락하셔도 됩니다. 주말과 휴일에도 전화를 받습니다. 금융자산에 대한 상담뿐만 아니라 부동산에 관한 전문가도 있기 때문에 '자산관리 전반'에 대한 상담이 가능합니다. 조현정 센터장 계명대 교수/ 허수복 부센터장 계명대 강사/ 김병육 전문위원 삼성증권 대구지산지점장 / 배재수 전문위원 진강건설㈜ 대표/ 심진오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장/ 윤병구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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