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성명이나 하입시다. 내는 요 대구 팔공산에 사는 토끼라 하고, 퇴생원이라고도 한다 아임니까."
"아 그렇심니까. 내는 부산 앞바다 오동동 깊은 바닷속에 사는 별주라 한다 아임니까."
판소리 하면 으레 전라도 말씨를 떠올린다. 서울 사람이든 대구 사람이든 판소리를 배우기 위해 전라도 말씨와 억양부터 배우는 일은 자연스럽게 됐다. 판소리는 본 고장인 전라도 말투로 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그런데 꼭 그래야 할까.
귀에 익숙한 판소리 작품들을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선보이고 있는 '경상도 사투리 판소리연구회'의 수궁가 공연이 18일 오후7시 대구봉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젊은 국악인으로 활동중인 박성진씨가 발표하고 고수는 강성인씨가 맡는다.
작품은 관객들에게 친숙한 수궁가. 용왕의 병을 고치러 뭍으로 나온 별주부와 토끼가 우연히 만나는 대목에서 시작하는 공연은 '주부(主簿) 토끼를 유인하다', '주부를 따라 수궁을 간다', '토끼의 능변', '토끼 다시 세상으로 나온다'로 이어진다. 경상도 사투리를 하는 소리꾼의 사설은 투박하며 직선적이기도 하지만, 판소리 하면 전라도 말투가 익숙한 관객들에게 흥미로운 공연이 될 것 같다.
이인수 경상도 사투리 판소리연구회장(대구교육대 교수)은 "경상도 땅에서 판소리를 배우는 어린이가 왜 굳이 전라도 말씨의 판소리를 배워야 하는가 하는 의문에 대해 국악인 누구도 쉽게 답하지 못한다"며 "연구회의 작업이 다른 지역 판소리계를 자극하고 판소리를 배우는 어린이와 학도들에게 귀중한 경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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