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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6조 원이 민생과 경기에 도움을 주려면

정부가 6조 원 규모의 민생안정대책을 내놓았다. 저소득 50만 가구에 월 12만~35만 원을 지원하는 등 현금과 소비 쿠폰을 지급하거나 공공근로를 통해 일당으로 지급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번 대책은 경제위기로 인해 최하위 계층으로 떨어진 차상위 계층이 대상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이 대책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좀 더 손질을 거칠 필요가 있다. 우선 지급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정부는 4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이 통과되는 대로 시행하기로 했지만 6월로 늦췄다. 고통을 겪는 이들에겐 하루가 급하다. 제도 손질로 최대한 빨리 지원해야 한다.

또 대상자 선정과 전달과정이 투명해야 한다. 최근 전국 곳곳에서 복지지원금 비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개인당 기껏 몇 십만 원을 지원하는 복지금의 비리 규모가 수십억 원대인 것은 구조적인 허점이 있다는 것이다. 2중, 3중의 철저한 관리감독과 제도 보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공공근로를 통한 일당 지급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 풀 뽑기나 쓰레기 줍기 같은 시간 때우기 식을 벗어나 이왕 돈을 들이는 김에 보다 생산적인 일거리를 창출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내수 진작과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3개월 내 사용 쿠폰 지급만으로는 모자란다. 지원금이 고스란히 시장에 풀려 내수진작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 대책 마련도 고민해야 한다.

이번 6조 원 중 3조여 원은 6개월 한시 지원금이다. 그러나 불황은 예상보다 더 깊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그러면 지원 중단이 힘들고, 이는 곧 정부 재정에 부담이 된다. 정부는 저소득층 지원과 경기 부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이 대책이 긴급 땜질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한 관리와 집행, 그리고 장기적인 후속대책 마련으로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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