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엔高' 특수…지역경제 새 바람

◆ 'BUY 대구'…부동산 업체 日 현지 마케팅 시동

대구 부동산 업체들의 '엔화 유치'를 위한 현지 마케팅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수도권에 비해 부동산 투자 수익률은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소액 투자가 가능한 장점이 있는데다 엔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지방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일본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찾아오는 일본 투자자를 상대하던 소극적인 기존 판매방식에서 벗어나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 판촉을 준비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대구지역 최초로 자동차 복합 쇼핑몰을 분양중인 M월드는 내달 엔화 투자 유치를 위해 일본 현지 투자 설명회를 계획하고 있다.

M월드 관계자는 13일 "분양 당시 상당한 호응을 얻었지만 금융위기로 국내서는 한계가 있어 일본 판촉을 준비하고 있다"며 "IMF 이후인 1999년 부산 지역 미분양 상가와 아파트를 일본에서 판매한 경험을 살려 도쿄와 오사카 지역을 돌며 재일교포를 상대로 분양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B사도 대구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일본 현지 사업설명회를 추진중에 있다.

B사 관계자는 "지역 미분양 아파트 가격이 낮은데다 시공사가 해외 투자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투자 메리트를 충분히 가지게 된다"며 "일본 현지 사업설명회에 참가할 시공사들을 상대로 협의를 진행중에 있으며 일본 부동산 업계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했다.

지역 부동산 업체들이 이처럼 일본행에 나선 배경은 엔화가치가 100엔당 900원선에서 1,500원대로 뜀박질을 한 뒤 '안정화 추세'를 보이는데다 수도권이나 부산에 비해 값이 내린 저가 매물이 상대적으로 풍부해 일본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가 쉽다는 판단때문이다.

공인중개사협회 정용 대구지부장은 "재력 있는 재일교포 중 대구경북 출신이 많고 고향에 대한 투자 관심이 남다른만큼 회원들중에선 지역내 빌딩이나 나대지의 일본 판매를 계획하고 있는 경우가 제법 있다"며 ""엔화 가치가 내려가면 '환차익'을 누릴 수 있고 국내 환율이 안정되면 국내 부동산 가격은 상대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어 현지 판매가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차익을 노린 단기성 투자를 빼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만한 기업형 부동산 투자는 수도권과 비교할 때 아직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지역내 조성중인 신도시나 공단에 대한 일본 투자 유치를 계속 추진중이지만 일본 기업들도 세계적 불황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지역 홍보가 상대적으로 미진해 투자 유치가 쉽지만은 않다"며 "엔화 유치를 위한 시도와 지역 경제계의 협력 및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 日 관광객 밀물 … 안동·경주·영주 '북적'

'1천550.99원'

12일 현재 100엔으로 바꿀 수 있는 원화 가치이다. 지난해 8월 800원대에 머물던 엔화 가치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안동·경주·영주 등 경북지역의 유명 관광지가 엔고 특수를 누리고 있다.

안동의 경우도 하회마을과 도산서원 등지의 일본인 관광객들이 예년에 비해 30~50%까지 늘어났다. 12일 안동 하회마을에는 평일인데도 불구, 일본인 단체 관광객을 태운 버스 2대와 승합차 1대가 찾았다. 이날 하루만 100명이 넘는 일본 관광객들이 흙담길과 굽이치는 낙동강, 부용대, 만송정 등 하회마을의 정취에 푹 빠졌다.

하회마을에는 올 들어 12일까지 모두 4천100여명의 일본 관광객들이 다녀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천900여명에 비해 1천200여명이 늘어났다. 특히 이달 들어 본격적인 봄 관광철이 시작되면서 일본 관광객 증가율이 40%에 이르고 있다.

하회마을내 한류스타 류시원씨의 시골집인 담연재도 일본인들 사이에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40여명의 일본인 관광객이 3월 중순 이곳에 숙박을 예약했으며 다음달 4일부터 14일까지 단체 관광객 100여명이 담연재에서 머물 예정이다.

도산서원에도 올 들어 일본인 관광객 340여명이 다녀갔다. 영주지역도 올 들어 소수서원과 부석사 등을 찾은 일본 관광객들이 537명으로 지난해 69명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경주도 예년에 비해 일본인 관광객이 10% 이상 증가했다. 12일 경주 보문단지 호텔가에는 곳곳에서 일본인 단체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눈에 띄었다. 특히 상시 개장한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비롯한 경주월드 등에는 평일 인데도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아 엔고 특수를 누리고 있다.

엔고가 절정을 이룬 1, 2월 경주를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2만54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8천455명보다 2천여명이 늘었다. 벚꽃이 절정을 이루는 다음달 초에는 일본인 단체관광객들이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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