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국인들 "가나다라…" 한국어 학습 열풍

한국땅을 밟는 외국인들이 늘면서 한글 강좌가 인기다. 외국인 근로자, 결혼 이주여성, 유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한국어 교사 수요가 크게 늘면서 '한국어 교사' 자격증 따기 열풍도 불고 있다.

13일 오전 계명대 성서캠퍼스 제2백은관에는 20여명의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글 공부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한글은 제2의 모국어다. 중국인 마영(31·여)씨는 "한국에 살면서 한글을 모르면 물건 사는 것부터 아이들 교육까지 불편한 점이 많아 열심히 한글을 배울 수밖에 없다"며 "문법을 좀 더 익히면 다문화 강사나 중국어 강사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어 수요는 외국인뿐만 아니다. 외국인 근로자 등 외국인에게 한글을 가르칠 강사가 필요해지면서 한국어 교사 자격증을 따려는 내국인들의 한글 배우기도 한창이다. 대학에 마련된 한국어 교사 양성 과정에 입학하려면 최소 3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달서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진혜미씨는 "한글 강사 수요가 많고 보수도 괜찮은데다 한글만 잘하면 취직이 가능하다 보니 30, 40대 여성들 사이에서 한국어 자격증 취득 열기가 뜨겁다"고 했다.

한류열풍 등으로 한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외국인 및 재외동포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사용능력시험(TOPIK·한국교육평가원 주최)은 응시자가 10여년 새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오는 4월 대구 등 국내 8개 지역과 미국 등 해외 25개국 97개 지역에서 치러지는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는 9만6천여명으로 이 시험이 처음 시작된 1997년(2천692명)에 비하면 13년 사이 35배로 치솟았다.

지역 대학들도 한국어 관련 학부나 대학원 과정 등 전문 과정을 속속 개설하는 등 한국어가 대학가의 키워드가 되고 있다.

영남대 국어국문학과 심상민 교수는 "한류 등으로 촉발된 우리말과 글에 대한 관심은 단순한 언어적 차원을 넘어 한국의 문화와 역사도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며 "현재 중국 등 동남아권에 집중돼 있는 열기를 미국이나 유럽 등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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