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自省과 환골탈태만이 민주노총의 살 길

민주노총이 1995년 출범 이후 조직 자체가 흔들리는 최대 위기에 처했다. 이미 식물조직이란 극단적 진단마저 나오는가 하면,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사망'할 것이란 절박한 목소리가 민주노총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주 민주노총 각 분파와 정당, 단체들이 참가한 토론회에선 민주노총 내부 곳곳에 癌(암)이 자라 머지않아 사망할 위기라는 말까지 나왔다. 말 그대로 도덕성과 조직력 붕괴로 민주노총은 말기적 증상을 나타내고 있다. 민주노총 간부의 여성 조합원 성폭행 미수 및 조직적 은폐가 사실로 드러났고, 인천지하철노조에 이어 서울메트로'대구지하철 등 4개 지하철 노조가 민주노총 탈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 초대 사무총장을 지낸 故(고) 권용목 씨의 '민주노총 충격보고서'는 민주노총의 부패상과 도덕성 상실이 얼마나 심각한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민주당 한 의원은 13일 민주노총은 해체에 가까운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정면 비판했다. 또 정치적 구호에 매몰돼 목표조차 애매한 파업을 반복하고, 노동자의 권리와 이해 확보는 하찮게 여기는 노동운동은 청산돼야 한다고 했다. 이 발언에 민주노총이 왜 위기에 처했는가에 대한 진단과 지향해야 할 노동운동 목표가 담겨 있다고 본다.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 상생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강경 투쟁만 고집했다. 도덕성을 상실케 하는 잘못으로 노조원은 물론 국민에게 신뢰를 잃었다. 이런 이유로 2006년 75만 명이던 조합원 수가 지난해 65만 명으로 줄었다. 비민주적이고 권력화된 지도부, 현실을 외면한 강경 투쟁에만 치중한다면 민주노총 와해는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뼈를 깎는 자기 반성과 개혁, 환골탈태만이 민주노총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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