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식시장 호전 기미?…아직은 "글쎄요"

오전에 올랐던 주가가 오후엔 내린다. 변화무쌍, 갈팡질팡 장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실물경기만 본다면 주식시장은 도무지 회복될 가능성이 멀어보인다. 그렇지만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은 실물경기에 적어도 6개월 이상 선행한다'는 경험치를 가져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증시에 있어 거래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빙하를 뚫고 봄바람이 찾아왔다는 것이다.

반론도 있다. 거래량은 늘지만 거래대금은 줄고 있다는 논리다. 판단을 더욱 어렵게 하는 대목이다.

◆긍정의 조짐…거래량 늘었다

하이투자증권이 지난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월평균 유가증권시장의 주식거래량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여동안 거래량은 지난해 8월 저점인 월평균 2억3천900만주를 기록한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지난해 11월과 지난달 5억주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에 있어서 거래량은 주가지수와 함께 주식시장의 장세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 주가의 변동을 일으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주식시장에서 거래량이 늘어나면 주가 상승이 기대되고 거래량이 줄어들면 하락이 예측된다는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를 두고 불경기하에서 '단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긍정적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5.25%였던 기준금리가 거의 매달 인하, 2%까지 낮아진 점도 시장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는 힘.

주식시장이 바닥권일때 초저금리는 주가가 단기간에 상승하는 성향을 키우고 이에 따라 거래량이 증가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거래량이 저점을 찍은 뒤 2개월만에 코스피지수는 52주 최저점인 892.16까지 떨어졌다. 반면 지난해 11월 평균 거래량이 5억6천만주를 넘어서자 약 2개월뒤인 지난달 초에는 코스피지수가 1,200을 넘어섰다. 거래량과 지수사이에 시차를 두고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아직은…낙관은 금물(?)

거래량이 늘어나지만 거래금액은 반대로 감소하고 있다. 그만큼 싼 주식이 많이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아직은 우리 주식시장의 기초체력이 약하다는 것.

하이투자증권 집계결과, 거래대금을 거래량으로 나눈 평균 주가(3월2~13일)는 주당 8천929원으로 비교적 저가의 주식이 많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락을 반복하는 불확실성의 시장상황이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가 몇달동안 박스권에서 횡보, 투자자들이 고가 우량주보다 수익률 내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저가 중소형주 중심으로 매매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이런 영향으로 비싼 주식이 많은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추이는 코스피지수의 하락으로 계속 감소, 지난해 5월 평균 시가총액 937조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중이다. 지난달에는 월 평균 시가총액이 586조원에 그쳐 지난해 고점대비 37%나 감소했다.

하이투자증권 대구지점 홍영기 이사는 "거래량이 점차 늘어 나고 있어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거래대금은 오히려 감소, 걱정이 남아있다"며 "다음달까지는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므로 안전투자가 우선"이라고 했다.

한편 증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면서 지난해 2월 시가총액 10위 권에 포함됐던 신한지주,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시총 10위 내에서 탈락한 반면 경기 방어주로 알려진 KG&G, KT 등이 시가총액 10위권에 새롭게 진입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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